주목되는 힐 차관보 서울행보

전격적인 베를린 북미회동을 마치고 19일 방한하는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서울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힐 차관보는 이날 낮 12시30분께 인천공항을 통해 서울로 들어와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송민순(宋旻淳) 외교부 장관과 면담한 뒤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천영우(千英宇)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찬 회동을 갖는다.

6자회담의 최대 성과물인 9.19 공동성명을 이끌어낸 장본인이라 할 수있는 송 장관과 현재의 파트너인 천 본부장을 만나 자연스럽게 베를린 회동에서 논의된 내용을 설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은 그동안 중국을 사이에 두고 형식적으로 북한과의 직접대좌를 꺼려왔던 것과 달리 이번에 베를린에서 ‘북미 양자접촉’을 수용했다.

물론 ‘회기간 회동’이라는 모양새를 갖춰 여전히 ’6자회담의 맥락에서 가진 북미회동’이라고는 하지만 탄력적인 미국의 모습에서 과거 어느 때보다도 북한과의 협상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베를린 회동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이는 곧 서울에서 힐 차관보가 어떤 보따리를 풀어놓느냐에 시선이 집중되는 것으로 이어진다.

외교소식통들은 힐 차관보가 베를린에서 나타난 북한의 협상태도, 그리고 그 이면에 내재돼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전략 등을 놓고 우리측과 심도있는 협의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힐 차관보는 베를린에서 북한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양자 대화를 가진 뒤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면 미국은 북한과 관계 정상화를 위해 기꺼이 직접대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그 길을 갈 준비가 돼 있으며 정말로 북한에 그 길을 함께 가자고 손을 내밀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북한에 대해 우리가 뭘 하려고 하는지, 우리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이해시키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다시말해 북한이 전략적 결단을 내리면 미국은 물론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이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성의를 갖고 북한에게 설명했다는 뜻이다. 지난달 6자회담에서 미국이 북한에 제시한 ’패키지안’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풀어서 전달했음을 느낄 수 있다.

이에 대해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힐 차관보가 송 장관 등에게 협상장에서 나타난 북한의 발언내용 등을 설명하고, 과연 겉으로 드러난 현상 속에 담긴 의중이 무엇인지에 대한 세부분석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부 당국자들의 표정에서 읽혀지는 것을 종합해보면 일단 한미 양국은 베를린에서 나타난 북한의 반응에 대해 ’긍정적이고 실질적인’ 것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 당국자는 “적어도 북한이 이른바 핵폐기 초기이행조치를 수용할 수 없다는 극단적인 말은 하지 않았다”면서 “다소 유보적인 발언내용들이 있다고 들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긍정적인 방향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은 대체로 협상동력을 이어가기 위해 6자회담을 조속히 개최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현재로서는 여러가지 외교일정 등을 감안할 때 2월5일부터 시작하는 주에 6자회담이 속개될 것이 가장 유력하다고 외교소식통들은 전했다.

또 ’BDA(방코델타아시아) 실무회의’는 당초 북미간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대로 다음주 후반부에 열릴 가능성이 거론된다.

힐 차관보는 서울방문을 마치고 20일 일본을 거쳐 21일에는 중국을 방문하게 된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과의 협의를 마치면 구체적인 6자회담 재개일정 등이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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