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되는 힐-김계관 베이징 회동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의 베이징(北京) 회동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힐 차관보와 김 부상은 28일 오후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의 중재로 만나 회담 재개에 앞서 방코 델타 아시아(BDA) 북한 계좌 동결 해제 문제, 핵폐기를 위한 북한의 조기 이행조치 등 현안에 대한 양측의 입장을 교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동에서 북미가 차기 회담의 목표와 관련, 어느 정도 공통분모를 확인할지가 회담 성패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BDA문제 해법 찾을까 = 힐-김계관 회동이 성사되면 우선 지난달 31일 북.미.중 3자협의에서 모호하게 합의된 BDA 북한계좌 동결문제의 해법과 관련한 양측 입장을 분명히하고 회담 재개시 설치될 예정인 `금융문제 워킹그룹’을 통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를 협의하게 될 전망이다.

지난달 31일 회동서 도출된 BDA와 관련한 북미 합의 내용에 대해 미측은 `워킹그룹을 통해 금융문제를 풀기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북측은 “금융제재 해제문제를 논의, 해결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회담에 나가기로 했다”고 주장, 양측의 BDA 해법 인식에 차이가 상존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회담에 나오자 마자 BDA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미국은 이 문제가 법 집행에 관련된 문제이므로 정치적으로 풀 수 없다고 나올 경우 소모적인 신경전이 야기될 것이라는게 관련국들의 우려다.

BDA건이 법 집행 차원의 문제라는 미국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이미 이 문제는 6자회담의 진전과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게 된 상황이다. 북한이 차기 회담에서 어느 정도 핵폐기 의지를 보이느냐에 따라 BDA에 대한 미국의 최종판단 시점과 그 내용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게 정부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북한의 `집착’에 따라 미국 입장에서 하나의 `카드’가 된 BDA에 대해 북미가 베이징 회동을 통해 모종의 `물밑 합의’를 할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이번 회동에서 북한이 핵폐기 의지를 행동으로 보일 경우 BDA 문제도 조속히 풀릴 것이라는데 양측이 공감대를 형성한다면 차기 회담은 상당한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의 `법집행론’과 BDA 문제를 먼저 해결하라는 북측 요구가 충돌할 경우 차기 회담은 암초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초기 이행조치 의견절충 가능할까 = 양측은 BDA 문제와는 별도로 핵폐기와 관련한 북한의 초기 이행조치와 그에 대한 나머지 6자회담 참가국들의 `보상’ 문제에 대해 절충을 모색할 전망이다.

6자회담 재개시 북한에 제시할 이행조치와 관련, 26일 일본 NHK방송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관 수용 ▲핵실험장 폐쇄 ▲모든 핵관련 시설 신고 ▲영변 핵관련 시설 가동중단 ▲일정기간 내 9.19 공동성명 이행 등에 한미일 3국이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보도 내용이 3국간 합의사항인지 단순히 일본측의 견해인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동결-신고-검증-폐기’라는 통상적인 핵폐기 절차에서 2단계에 해당하는 신고까지를 조기 이행조치로 요구하는 방안이 관련 국 간에 검토되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북한이 이 같은 요구사항을 수용할 경우 관련국들이 제공할 인센티브가 무엇인지는 다소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런 만큼 이번 북미 회동이 성사되면 양측은 서로 주고 받을 것들에 대해 조율을 벌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 회동에서 북한이 이행할 조치와 북미 관계정상화 및 에너지지원 등 9.19 공동성명에 명시된 대북 상응조치에 대해 양측이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양측이 어느 정도 의견일치를 본다면 차기 회담에서 상당한 수준의 진전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북한이 북미간 핵군축회담을 하자는 등의 카드를 꺼내 들 경우 북미 협의는 좁혀지기 힘든 양측 입장차만 확인하는 자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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