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되는 한반도의 6월

지난 달 25일 예정됐던 열차 시험운행이 무산되면서 이번 6월이 한반도 정세에 애초 예상보다 더 중요한 한 달이 되게 됐다.

계획대로 5월 25일 경의선.동해선 열차가 시험운행을 했다면 한껏 고무된 남북관계의 분위기 속에서 6월을 맞을 수 있었지만 북측의 무기연기 조치가 책임공방의 여진 속에 6월을 시작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남북 간에 형성된 미묘한 긴장관계를 효율적으로 해소해 나가는 동시에 열차 시험운행을 비롯한 산적한 경협 현안을 풀고 군사적 긴장완화 방안까지 모색해 나가야 하는 상황으로 바뀐 셈이다.

또 남북관계를 장기간 표류하고 있는 6자회담에 재시동을 거는 동력으로 활용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도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런 당위나 기대는 6월에 굵직한 남북 간 행사들이 잡혀있기 때문에 나온다.

3∼6일 제12차 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협위)가 제주도에서, 14∼17일에는 6.15공동선언 6돌을 기념한 남북 당국 간 만남이 광주에서 이뤄지고 27∼30일에는 김대중(金大中.DJ) 전 대통령이 6년 만에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다.

우선 관심사는 `첫 단추’라는 의미를 갖는 경협위를 들 수 있다.

우리측이 이번 회의에서 남북 양측의 책임공방이 벌어진 무산된 철도 시험운행을 우선적인 의제로 제기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또 이미 지난 4월 제18차 장관급회담에서 경협위 협의사항으로 미리 합의해 놓은 경공업-지하자원 협력, 개성공단 사업, 한강하구 골재채취 사업, 민족 공동 자원개발 문제 등 무게 있는 의제들이 즐비하다.

북측은 경공업-지하자원 협력을 통해 신발, 의류, 비누 등 3대 경공업 원자재를 제공받는 사업에 방점을 찍고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작년 10월 11차 경협위 이후 맞물리는 양상을 보인 열차 시험운행 및 철도도로 개통과 경공업-지하자원협력 방안이 이번에도 서로 충돌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시험운행 무산을 둘러싼 책임공방이 종전의 장외공방에 이어 이번에는 회담 테이블에서 계속될 공산이 크다.

우리측이 고려할 요소는 종전보다 많아진 것 같다.

우선 시험운행 무산을 계기로 `경협 전선’의 전면에 등장한 북측 군부의 태도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어 보인다.

여기에 국내 대북여론의 악화 때문에 시험운행에 대한 군부의 확답을 간접적으로라도 받지 못한다면 경공업 원자재 제공에 대한 합의를 포함한 지원의 성격이 강한 대북 카드를 쓰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북측 군부의 입장과 국내 여론을 모두 감안해야 하지만 두가지가 서로 맞부딪치는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정부를 곤혹스럽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특히 6월의 마지막에 잡혀 있는 DJ의 방북 결과에 대한 기대를 높이기 위해서는 경협위는 물론 14∼17일 광주로 내려오는 북측 고위급 당국 대표단과의 만남을 통해 분위기를 조성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이 달에는 19일부터 30일까지 12일에 걸쳐 금강산에서 6.15 6돌을 기념한 이산가족 특별상봉 행사가 열리고 날짜가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이산가족 상봉을 전후해 제8차 적십자회담도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6월의 다양한 회담과 행사 일정을 통해 잠시 궤도이탈 조짐을 보인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고 6자회담의 불씨까지 되살릴 수 있을지, 그리고 올해가 적기라는 전망이 많은 남북정상회담까지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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