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되는 러시아 대응 수위

북한이 5일 인공위성을 탑재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면서 미국과 일본 등이 `도발행위’로 규정, 대북 제재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6자회담 당사국이자 북한과 역사적으로 가까운 러시아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북한의 로켓 발사와 관련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모스크바 외교 소식통들은 러시아가 수차례의 `당부’ 내지 경고를 했음에도 북한이 로켓을 발사한 데 대해 북측에 상당한 유감을 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핵 6자회담을 대(對)아시아 전략의 창구로 삼고있는 러시아는 이번 로켓 발사가 6자회담 폐기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북한에는 자제를, 국제사회에는 신중한 판단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로켓에 인공위성이 실린데다 우려와 달리 자국에 아무런 피해도 없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강력한 대북 제재를 요구하는 한.미.일의 목소리에 보조를 맞출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러시아와 중국은 탑재물의 정체가 미사일이 아닌 위성이라면 우주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각국의 권리를 고려할 때 2006년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18호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견해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달 28일 러시아가 북한이 위성을 발사한다면 안보리 결의 1718호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법적 검토 결과를 미국 측에 통보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는 인공위성을 탑재한 장거리 로켓도 탄도미사일에 이용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이 발사한 것이 위성이든 미사일이든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한.미.일 3국의 입장과 대치되는 것이다.

이들 3국은 1718호 5항의 “북한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된 모든 활동을 중지하고 기존의 미사일 발사 유예 공약을 재확인할 것을 결의한다”는 내용을 안보리 결의 위반의 근거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안보리가 소집되면 이 조항의 해석을 두고 러시아와 다른 회원국 간 논란이 예상된다.

미국과 일본은 이날 북한의 로켓 발사를 도발적 행위이자 1718호 위반이라고 규정하고 곧바로 안보리 소집을 요청했다.

러시아와 중국 두 나라가 거부권을 행사하면 제재 수위와 관계없이 안보리의 결의안 채택은 무산된다.

결국 중국과 러시아는 `의장 성명’ 채택 정도의 대응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관측통들의 분석이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동방학 연구소의 알렉산드르 보론초프 한국과장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북한이 미사일이 아닌 인공위성을 발사한 만큼 2006년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안 1718호 위반은 아니다”면서 “과연 북한이 국제사회가 정한 룰을 깬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이번 사건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구축 의지가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대응 문제도 그 차원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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