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되는 北 뉴욕채널 가동 제의

북한이 미국에 협상 상대로 인정해 줄 것을 요구하면서 뉴욕채널의 재가동을 제의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북한은 7일 일본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를 통해 미국이 6자회담 재개를 바란다면 다른 통로로 돌지 말고 대통령이나 국무장관이 정책 전환의 입장을 공개 표명하거나 북ㆍ미 뉴욕채널을 통해 공존 의사를 직접 전하면 될 것이라고 ‘6자회담 해법’을 제시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북한의 요구에 부합되는 북ㆍ미 공존의사와 적대정책 변화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히면 좋겠지만 그것이 부담스럽다면 기존의 뉴욕 채널을 가동시켜 전달해도 된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6자회담 불참과 핵보유를 선언한 2.10성명 이후 중국 등 국제사회의 압박이 가중되는 속에서 6자회담 참가 명분을 얻기 위해 실용적인 차원에서 접근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이 6자회담 재개와 북핵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바라는 만큼 북한을 회담에 조속히 끌어들이기 위해 뉴욕 채널 가동 정도는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아래 조선신보를 통해 우회적으로 흘렸다는 해석이다.

더욱이 북한 입장에서 뉴욕채널의 가동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갖는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북한의 뉴욕채널 가동 제의는 북ㆍ미간 양자회담을 고집한다기 보다는 뉴욕채널 가동을 통해 자신들을 회담 파트너로 인정해 달라는 의미라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 뉴욕채널은 북한이 미국의 의지와 의도를 읽는 창구역할을 해왔으며 특히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북ㆍ미간 직접대화 통로로 북한이 원하는 것 등 북ㆍ미간 협상거리를 논의하는 채널로 활용돼 왔다.

북ㆍ미 양국은 뉴욕채널에서 물밑 논의를 진행한 후 분위기가 무르익은 뒤 미사일 회담, 금창리 사찰 등 각종 현안에 관한 회담을 열곤 했다.

가령 북한이 뉴욕채널을 통해 식량지원 같은 것을 요구하면 미국은 다음 회담에서 북한이 어떤 조치를 취한다면 지원을 해주겠다는 언질을 주는 식의 의사 소통로였다.

그러나 지금은 뉴욕채널이 거의 차단됐으며 일부 접촉이 이뤄지는 경우에도 클린턴 행정부 시절과 같이 허심탄회하고 진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북한도 그동안 외무성 담화와 언론 매체 등을 통해 부시 행정부가 북한을 회담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 근거로 뉴욕채널 차단을 거론하면서 뉴욕 채널이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못하는데 대해 불만을 표시하곤 했다.

한성렬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 차석 대사는 2.10성명 발표 다음날 남한의 한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클린턴 전임 미 행정부 시절 미ㆍ북 직접대화 통로였던 뉴욕채널이 부시 행정부에선 거의 가동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래선 우리와 공존하려는 의사가 있는 걸로 볼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지금처럼 북ㆍ미간 의사 소통로가 꽉 막힌 상황에서 뉴욕채널은 무슨 얘기를 하느냐보다도 정상 가동 자체가 6자회담 재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방안으로 볼 수도 있다.

김근식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북한이 2.10성명을 통해 뱉어놓은 말이 있기 때문에 일단 회담에 나갈 수 있는 명분을 만드는 것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미국이 받아들일 수 있는 실용적인 카드를 내세운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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