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도 `반납’…제네바서 北.美 집중 협상

주말을 모두 반납한 채 북한과 미국 대표단이 제네바에 모였다.

토요일과 일요일인 9월 1∼2일 진행될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이다. 이 실무그룹은 북핵 ‘2.13 합의’에 따라 구성된 5개 실무그룹 가운데 하나이다.

김계관(金桂寬) 외무성 부상을 수석대표로 한 북한 대표단이 먼저 30일 저녁 늦게 제네바에 도착해 여장을 풀었고,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를 수석대표로 한 미국 대표단은 31일 낮 합류했다.

양국이 평일을 놔두고 굳이 주말까지 ‘희생’하면서까지 만난다는 것은 9월 중순께 6자회담 본회담 개최를 염두에 둘 때 관계정상화 실무회의의 시기를 더는 늦추기 어렵다는 데 공감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음 달 5∼6일 몽골의 울란바토르에서 열릴 북.일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와 이번 회의를 제외하고 경제.에너지 협력, 한반도 비핵화, 동북아 평화안보 체제 등 나머지 실무그룹은 이미 회의를 가졌다.

내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릴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각료회의를 활용한 한미를 비롯한 다각적인 북핵 관련 외교장관 회담이나, 6자회담 본회담의 성공적 진행시 개최가 기대되는 사상 첫 6자회담 외교장관 회담 등의 이벤트를 감안하면 이번 제네바 회의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다.

비록 실무그룹 회의이기는 하지만, 북핵 문제의 ‘핵심’ 당사자인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와 관계정상화, 경제.에너지 지원 등을 포함한 사실상 모든 관련 이슈를 놓고 일정한 합의에 이를 경우에만 6자회담 본회담 및 그 이후의 이벤트들이 성공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회의의 중요성은 자못 크다.

특히 이 실무그룹 회의는 북핵 6자회담의 하위 회담이고, 5개 실무그룹 회의 중 하나에 불과하지만, 6자회담이라는 ‘다자 협의 틀’ 안에서 북미 간의 ‘양자 협의 틀’을 공식 보장했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이번부터 한동안 제네바에서 진행될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그룹은 양국이 서로의 요구 사항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협상할 수 있는 아주 유용한 프로세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번 회의 초점은 비핵화 2단계 이행 방안인 북한 핵시설 불능화와 핵프로그램의 전면 신고와 함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 삭제 및 적성국 교역법 적용 해제를 포함한 관계 정상화 등이다.

29일 워싱턴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힐 차관보가 밝혔 듯이, 미국은 이번 실무회의에서 북핵 불능화 및 핵프로그램 신고를 올 연말까지 마무리 짓는 방안을 놓고 이번에 북한을 적극 설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2002년 10월 제2차 북핵 위기를 촉발했던 북한의 UEP(농축우라늄프로그램) 의혹에 관한 협의도 진행될 것으로 보여 그 귀추가 주목된다.

이 같은 미국측의 희망사항에 대해 북한측이 어느 정도나 화답할 지는 미지수다. 북한이 불능화의 시간표와 UEP 의혹, 경수로 제공 요구 등을 놓고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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