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대환 “좌파, 이제 ‘뉴레프트운동’ 전개해야”

민노당 정책위 의장을 지낸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는 “이제 좌파는 지적 역량을 강화해 사회민주주의의 뉴레프트(New Left,신좌파)운동을 전개하는 방향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대표는 다음달 1일 발행되는 시대정신 2008년 여름호(통권39호)에 ‘민주노동당의 분당 사태와 좌파의 진로’ 제목의 논문을 통해 “독자적인 진보정당이 대중적인 힘을 가지고 자유주의 개혁정당을 넘어 정치구도를 진보-보수로 바꾸어 낼 가능성은 거의 사라진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그것이 사실이라면 좌파는 새로운 전략을 가져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일심회’ 사건으로 불거진 ‘종북주의’ 논란으로 분당사태를 겪은 민노당에 대해 주 대표는 “(NL계열은) 북한 당국의 대남 정책의 지렛대 역할이나 하는 조선노동당의 2중대가 아니냐는 혐의를 감수하는 무모함을, (PD계열은) 한번도 제대로 주사파와 싸운 적 없이 당내 노선투쟁을 제대로 벌여 보지도 않고 갑자기 탈당해 ‘좁은 골목에 라면집을 두 개나 차리는’ 우(愚)를 범했다”고 평가했다.

민노당과 진보신당이 갈라섰을 때 많은 사람들이 ‘민노당은 이제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민노당이 5석의 의석으로 살아남은 것은 수도권 지식인들에 비해 영호남의 노동자, 농민들에게 노동자 정당이라는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주 대표는 좌파정당인 민노당과 진보신당이 미래에 독자적인 발전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으로 평가했다.

민노당에 대해서는 “그나마 민주노총이라는 대중적 기반이라도 가지고 있어서 노동조합 간부들이 훗날 NL운동권 세력으로부터 주도권을 빼앗고, 그 영향력을 극복해 내면 순수한 ‘노동당’으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한국의 정치구도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보수-자유 양당 체제로 굳어진 후의 일이라 큰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민노당이 혹시 장기적으로 존속하더라도 일본 공산당 같은 존재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회의적인 전망을 내놨다.

진보신당에 대해서는 “대중적 근거가 없는 진보신당이 진화해 나아갈 길은 ‘포스터 모더니즘의 좌파’가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에서 1980년대 신좌파운동으로 등장했던 녹색당과 비슷한 작은 문제 제기 정당으로 존속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독자생존의 길을 모색하다 보면 이데올로기적 순수성에 더욱 매달리게 될 것이고 대중정당으로서의 발전 가능성으로부터는 더욱 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 대표는 “87년 이후 21년 동안 독자적 진보정당을 만들려 노력해 온 세력은 한국의 정치구도를 유럽식의 보혁구도로 바꿔야 한다는 것을 전략적 목표로 삼아 왔지만, 민노당의 분당과 4·9총선 결과가 보혁구도로의 재편가능성에 대한 회의를 갖게 한다”고 밝혔다.

이어 “독자적인 진보정당이 대중적인 힘을 가지고 자유주의 개혁정당을 넘어서서 정치구도를 진보-보수로 바꾸어 낼 가능성은 거의 사라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주 대표는 그러면서 “우파에 대한 도덕적 우월감으로 가득 찬 좌파는 스스로에게 안이함과 나태를, 대중에게는 거부감을 안겨줄 뿐”이라며 “민주화운동과 공동체를 위해 희생했다는 마음속의 훈장으로 달고 다니는 도덕적 우월감을 내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한민국은 독립운동 시절부터 토지개혁을 실천해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평등한 사회경제적 토대 위에 건국된 위대한 나라이고 민주주의 국가”라고 진단하며 “대한민국을 ‘긍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대한민국을 부정하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을 긍정하면 좌파이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부정하고 대한민국을 긍정하면 우파라는 잘못된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원래 좌파야말로 세계주의자였다는 사실을 상기하고, 민족주의를 우파에게 양보해야 한다. 민족주의 유전자를 제거한 좌파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프로레타리아 독재론을 비판·극복하고, 그 실천적 귀결인 스탈린 체제, 공산당 일당독재, 북한의 일인독재 체제와 그 아래 벌어지고 있는 인권 유린과 민생 파탄을 적극적으로 비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대표는 이를 위해 지적인 역량을 갖춘 좌파들이 사회민주주의 깃발을 든 뉴레프트운동으로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한나라당이 집권해 독주하는 몇 년 동안 필연코 야권은 이합집산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그 자체를 초월하여 4~5개씩이나 되는 야권의 당적을 초월하는 사회민주주의의 비전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 야권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마침내 야권의 중심세력으로 등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최대한의 목표는 야권을 ‘사회민주당’으로 재편하는 것이지만, 최소한 야권을 미국 민주당과 같은 좌파 세력과 다양한 급진 민주주의 세력들의 연합체로 만들기라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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