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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북도 회령시 전거리에 위치한 ‘12호 교화소(교도소)’로 호송중이던 수인(囚人) 26명이 집단 탈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함경북도 내부 소식통은 11일 ‘데일리엔케이’와의 통화에서 “4월 9일 밤 11시경 무산을 출발해 전거리 교화소로 향하던 죄수 26명이 전거리와 무산 사이에 있는 무산령에서 집단 도주해 군인들과 경비대가 긴급 수색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 역시 15일 “회령시내는 물론 두만강 주변에 경비가 살벌하다”면서 “전거리 교화소로 가던 죄수들이 무리로 도망쳤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확인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이번 사건이 일어난 곳은 회령시 전거리와 무산 사이에 있는 무산령 도로로, 함경북도 부령군 고무산과 연결돼 있다. 소식통은 “이 도로는 무산령 중턱에 난 폭이 좁은 도로로 경사와 굴곡이 심해 대낮에도 운전자들이 매우 조심하는 곳”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운전자들이 이 길을 조심하는 이유는 경사와 굴곡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도로의 특성을 이용해 ‘차량털이 강도’들이 극성을 부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산등성에서 차가 속도를 못내는 것을 이용해 차량털이 강도들이 물건을 훔쳐간다는 것.
소식통은 “이번에 사고가 난 호송차량도 강도들이 귀한 물건을 실은 차량인줄 알고 덮치면서 차 안에 타고 있던 죄수들이 도망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당시 차안의 운전석에는 두 명의 완전무장한 보안원(경찰)들이 타고 있었으나 깜깜한 밤에 포장도 안 된 도로에서 차가 덜컹거려 강도들이 차량 문을 여는 것을 몰랐을 것”이라고 소식통은 말했다.
소식통은 또 “차량 문이 열리자 안에 있던 26명의 남성 수인들이 모두 뛰어내렸고, 이상한 느낌을 받은 보안원들이 긴급히 차를 세우고 총을 쏘며 수인들을 잡으려 했으나 그들이 모두 깜깜한 산속으로 흩어져 달아나는 바람에 잡기 힘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때문에 회령-무산 사이 도로들에 경무관(헌병)들과 보위원들이 총 동원되어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다”면서 “그들이 국경쪽으로 도주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야간경비 인원을 배로 증가해 수색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소식통은 “이 사건 때문에 회령시와 무산시를 비롯한 국경 주변 도시들과 마을들에 대한 숙박검열이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며 “그러나 당국에서는 사회 사람들(민간인)에게는 죄수들이 도망친 사실을 비밀에 붙인 채 ‘범죄자를 잡으려고 한다’고만 설명하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거리 교화소는 회령시에서 남쪽으로 약 15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1970년대 말에 ‘제22호 청년교양소’라는 명칭으로 세워졌다가 1980년대 중반에 ‘제 12교화소’로 이름을 바꿨으며, 수용인원은 약 2천 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