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압력에 백기 투항한 인권위원장을 보고 있노라니

취임식 저지 투쟁까지 벌여가며 신임 현병철 인권위원장의 임명을 반대했던 좌파 시민단체가 머쓱해 할 만한 일이 발생했다.

현 인권위원장이 일부 좌파단체가 보낸 ‘자격검증에 대한 공개질의서’에 “촛불집회에 대한 경찰 진압은 과잉이었고, 인권위 조직 축소는 현 정부의 인권위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일”이라는 답변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현 위원장의 취임식 때 전달됐다던 이 질의서는 ‘경찰의 촛불시위 진압은 과잉’이라는 작년 10월의 인권위 결정 등 13개 항에 관한 답변을 요구했다.

그는 이에 대해 “기존 인권위가 취해 온 방침과 역할을 계승하겠다”며 “촛불집회가 과잉진압이라는 (인권위의 기존) 결정과 비정규직법 개정안에 대해 우려 의견 표명 등 인권위의 (기존) 결정들을 전적으로 존중한다”고 밝혔다.

또한 “국가인권기구는 당연히 정부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며 “현 정부가 인권위 조직을 21% 축소한 것은 인권위의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벌어진 일방적인 조치”라고 답했다.

정말 한심한 답변 일색이다. 먼저 경찰의 촛불 대응이 과잉진압이었다면 시위대의 폭력에 무력해진 공권력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떼거리로 몰려다니며 기자와 시민을 폭행하는 시위대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 폭력 시위에 유모차 아이를 볼모로 데려나간 어머니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현 위원장은 무엇이 과잉이고 무엇이 반인권인지 구분할 능력도 없다는 말인가?

좌파 단체 운동가들을 대규모 수혈 받아 조직을 키워온 인권위 조직에 대한 경고를 정부의 몰이해라고까지 답변한 내용에 이 사람이 좌파 어거지 단체 출신이 아닌지 의문이 든다. 인권위는 이미 감사원 감사를 통해 정부 인사규정과 어긋나게 별정직·계약직 공무원을 방만하게 관리해왔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밖에도 YTN 노조위원장 구속과 PD수첩 제작진 기소 등에 대해 “언론·표현의 자유가 충분히 보장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고, 국가보안법에 대해서도 “폐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취해온 자세가 하나같이 좌파 이념 추종 일색이었음에도 현 위원장은 과거 인권위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말만 하고 있지 개혁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특히 인권위는 지금까지 국제사회의 공통된 우려 사항인 북한인권문제에 소극적 자세로 일관하면서도 인권을 탈법의 방어논리로 사용하는 좌파단체의 일방적 논리를 적극 수용해왔다.

정부는 이 때문에 우리사회의 보편 타당한 인권의식을 수립하고, 방만해진 인권위 조직을 개혁할 수 있는 쇄신을 단행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취지가 무색하게도 현 위원장은 과거 인권위 결정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은 입장만을 반복하고 있다.

애초 인권위원장 인선을 두고서도 말들이 많았다. 좌파 세력에서는 이명박 정부가 인권위원장을 교체하며 ‘인권위 죽이기’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 위원장을 ‘무자격자’로 낙인찍어 한국이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의장국이 되는 것을 포기하게 만들었다.

현 위원장은 이러한 좌파단체의 협박에 가까운 사퇴 압박에 스스로 고개를 숙인 것인가. 아니면 국가인권위원장이 되니까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경찰의 공권력에서 좌파 시위대의 난동을 보호해야겠다는 신념이라도 생겼는가.

어떠한 변명을 해온다 해도 현 위원장의 이번 질의서 답변으로 볼 때 그는 인권위 개혁을 사명으로 하는 신임 인권위원장으로는 부적격이다.

그리고 대통령에게도 묻고 싶다. 인권위의 좌편향을 바로 잡는 것을 목표로 삼았던 인권위원장 인사의 기준은 대체 무엇이었나? 좌파단체의 물리력에 굴복하는 기회주의적인 사람을 인권위원장에 앉힌 청와대의 ‘못난 인사’가 부끄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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