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곽노현 지키기’ 앞장…대법까지 최후항전?

좌파진영이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사건에 대해 수세적인 침묵을 깨고 ‘곽노현 구하기’ 공세에 나섰다. 곽 교육감 수사를 인정하거나, 수수방관할 경우 좌파진영 전체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이란 관측이다.


당초 곽 교육감이 2억원 전달을 시인했을 때만 해도 사퇴 여론이 확산돼 서울시장-서울시 교육감 동시 선거까지 점쳐졌다. 그러나 곽 교육감이 사퇴를 거부하고 야당과 좌파인사들 사이에 지원 여론이 가세하면서 ‘대법원까지 가서 결판짓자’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한국진보연대,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참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교직원노동종합(전교조),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등 좌파 성향 단체들은 지난달 30일 그동안 공식입장을 거부하거나 침묵했던 자세에서 ‘진보 진영 도덕적 흠집내기’ ‘야권 단일화 정당성 매도하려는 정치적 의도’ 등의 구호로 사퇴 불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야권의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1일 유죄확정 판결이전까지는 무죄로 추정한다는 ‘무죄추정원칙’을 거론해 “사퇴를 주장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후보단일화 과정에 개입했던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후보단일화 과정 당시 곽노현, 박명기 두 당사자 사이에 어떠한 금전거래나 금전거래 약속도 없었음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인 차원의 견해 수준이었다.


전병헌 민주당 의원도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한명숙 전 총리 사건에서도 봤지만 파렴치범으로 매도했던 부분이 법정에서 무죄나 가벼운 범죄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었다”며 곽 교육감의 사퇴 불가를 주장했고, 같은 당 김진애 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확인한 민심은 곽 교육감을 근거 없이 내치면 선거에서 민주당을 가만두지 않겠다는 것이었다”며 사퇴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곽 교육감이 ‘2억원을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에게 줬다’고 인정했을 때 좌파진영에서 ‘참담하다’ ‘안타깝다’ ‘당혹스럽다’ ‘사퇴 불가피’ 라고 밝혔던 초기 반응과는 180도 달라진 것이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곽 교육감이 2억원 전달을 시안한 다음 날인 지난달 29일 “곽 교육감 사건은 대단히 충격적이며 안타깝고 유감”이라며 책임있는 처신을 요구, 사실상 사퇴를 압박했다.


이처럼 처음엔 ‘꼬리 자르기’를 시도했지만, 검찰이 대가성을 입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대법원까지 가보자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공정택 전 교육감은 이런 방식으로 기소 후 9개월간 교육감 업무를 수행했다. 


좌파진영에서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야권 단일후보로 승리하고, 그 여세를 몰아 4월 총선까지 분위기를 몰아가기 위해서는 곽 교육감이 버텨주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서울시장 교육감 직에 좌파진영의 이해관계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도 제기되고 있다.


곽 교육감이 후보자 당시 자신을 ‘195개 교육단체, 시민단체, 사회단체가 선출한 민주진보진영의 단일후보’라고 소개했었다. 교육감 사퇴가 한 사람의 사퇴로만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곽 교육감을 통해 공직에 등장한 좌파인사가 한 둘이 아닌데다 도덕성 시비까지 일 수 있어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커 보인다. 


이명희 자유교육운동연합 대표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좌파진영도 곽 교육감을 비호하는 게 무리하다는 것을 알면서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나오는 것은 민주당과 공동정권 지분이 약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떳떳하다,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을 강변하는 것으로 자신들의 논리를 세워나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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