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는 새 날개 달고 더 높이 날아야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가 2006년 가을호 「역사비평」에 ‘뉴라이트운동의 현실인식에 대한 비판적 검토’라는 글을 게재하였습니다. 지금까지 보아온 비판 중에 그나마 가장 합리적인 것이어서 무척 반가웠습니다. 기간 비판들은 비판이라기보다 차라리 비난 수준이어서 서글프기까지 했던 까닭입니다.

‘올드라이트와 뉴라이트의 차이를 모르겠다’, ‘수구 삼각편대다’ 이런 정치선동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최홍재가 1993년 1기 한총련 조통위 정책실장을 할 때 한양대 병원 길목 차량들의 백미러를 모조리 깼다’거나 류근일 선생님이 하지도 않은 말씀을 창안하여 전두환의 찬양자로 인신공격하던 것에 비하면 정 교수의 이번 글은 ‘뉴라이트에 대한 비판’의 자격을 충분히 획득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첫 번째 의미 있는 비판이라 여겨집니다.

정 교수는 기간 뉴라이트 진영에서 나온 자료를 대체로나마 검토하고 의견을 개진한 것 같습니다. 뉴라이트 운동의 전개과정과 각 단체에 대한 소개는 몇 가지의 착오도 있지만 거의 사실에 부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몇 가지의 착오야 정 교수의 비판 글에서도 지엽적으로 다루어졌고, 그런 문제까지 왈가왈부 하는 것이 생산적인 토론에 썩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정교수가 뉴라이트를 비판한 핵심 내용을 중심으로 몇 차례 반비판을 해보려 합니다.

정 교수는 말합니다. “(뉴라이트는) 현실의 이념과 세력에 대한 과도한 이분화 속에서 자신과 다른 세력에 대해서는 과도한 단순화를 통해 이를 비판하고 있다는 점이다. — 뉴라이트운동에게 북한을 비롯하여 남한의 민주세력과 보수세력 모두는 단지 수구세력일 뿐이다. 이에 비해 그들은 뉴라이트운동 자신만을 미래의 발전과 선진화의 보장자로 내세우고 있다” (역사비평 – 뉴라이트운동의 현실인식에 대한 비판적 검토 중 p232)

우리에게 과도한 단순화를 하고 있다고 정 교수는 주장하지만 실상 뉴라이트는 기존의 과도한 단순화를 넘어서고자 합니다. 과거, 혹은 지금에까지 두 개의 구도가 있었고 작용하고 있지요. 빨갱이와 안빨갱이가 그 하나요, 수구꼴통(보수)과 민주세력(진보)라는 것이 그 둘입니다. 그 둘은 서로 다른 언어를 쓰지만 실상 동전의 양면입니다.

과도한 단순화를 비판하는 정 교수가 오히려 위 인용문에서도 나오듯이 ‘민주세력과 보수세력’이라는 양분화의 틀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뉴라이트는 우(右)든 좌(左)든 이제 더 높이 날아야 한다고 이야기해 왔습니다. 자신과 상대방의 긍정성을 합(合)으로 엮어내고, 자신과 상대방의 과오, 혹은 한계를 부정으로 혁신하자고 주장을 해 왔지요. 이른바 양분론이 아니라 4분론입니다.

건국과 산업화 그리고 민주화는 한국 발전의 객관적 과정이었습니다. 여기에 기여한 모든 사람들은 평가를 받아야 하고 이 과정에서 노정된 문제는 현실의 사람들이 힘차게 넘어서야 합니다. 그런데 서로의 과오만을 물어뜯으며, 적대적으로 대립해 온 것이 지금까지의 모습이었습니다.

민주화운동의 과오에 집중하여 그 성과를 수용하지 못하는 보수는 완고함일 뿐이겠지요. 전통과 공동체를 지키며 서서히 변화를 수용하는 보수가 아닙니다. 변화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지요. 민주화를 이야기하고, 인권을 이야기하던 자들이 유엔총회에서까지 결말이 난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오히려 가해자를 변호하고 있는 모습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좌파사상이나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이미 사라져버린 군사독재의 대한 역편향이며, 권력을 놓치지 않으려는 얄팍한 술수만이 감돌고 있지요. 이들이 민주세력이라구요? 진보라구요? 천만에요.

의도가 아니라 결과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이 더 나아지게 해야 합니다. 자신에게만 인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북한동포들의 인권도 존엄하다는 동의를 이루어야 합니다. 어른이 되면 사회에 나가듯 세계 속의 한국으로 나아가는 것도 선택의 문제가 아니지요.

이런 문제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사고하며 80년대식 사고방식을 넘어서는 좌파를 우리는 뉴레프트라고 칭하며 그 출현을 애타게 기다리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정 교수 지적처럼 “뉴라이트운동 자신만을 미래의 발전과 선진화의 보장자로 내세우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른바 천하 4분론인 셈이지요.

물론 김정일 추종세력과 통일연대, 민주노동당과 열린우리당을 동일선상에 놓고 하나의 단어로 취급하기에는 참 많은 무리가 따릅니다. 김정일 추종세력과 통일연대는 수구좌파도 아니지요. 김정일이 가장 반좌파적 인물인 까닭입니다. 좌파적 가치를 가장 철저하게 짓밟고 있지요. 여기까지 세분하면 5분론 정도는 되겠습니다만 김정일 추종세력이야 무슨 이념집단으로 부를 수도 없는 까닭에 결국 4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판단합니다.

정 교수는 뉴라이트가 양분론을 했다고 첫 번째로 비판했고, 이것을 지나친 단순화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이 민주세력과 보수세력이라고 양분론을 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급합니다. 그리고 뉴라이트는 실제로 4분론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또 어떤 의견인지가 오늘의 질문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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