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착역 이른 北美 BDA 문제

북한측에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던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의 북한 동결계좌 문제가 17개월만에 사실상 종착역에 도달했다.

미 재무부가 그간 ‘방 세칸 분량’에 해당하는 30만쪽의 광범위한 자료와 서류에 대한 조사를 사실상 마무리짓고 이를 조만간 마카오 및 중국당국에 공식 통보할 방침이어서 이르면 내주, 늦어도 그 다음주 중에는 BDA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워싱턴의 한 고위소식통은 2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미 재무부가 BDA의 50여개 북한 계좌 자료에 대한 조사를 거의 마무리지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대니얼 글레이저 미 재무부 부차관보가 마카오를 방문한 것도 BDA 문제 해결을 위한 마지막 수순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중국과 마카오 당국이 미 재무부의 조사결과를 공식 통보받게 되면 마카오 금융관리국이 BDA측에 북한계좌 일부에 대한 해제 절차를 밟도록 통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소식통은 그러나 “북한이 요구하는 것처럼 이번에 2천400만 달러 전부가 풀리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면서 “이번에는 1천100만달러 안팎에 해당하는 전체의 절반쯤 해제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로버트 졸릭 골드만삭스 부회장도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이 지난해 방미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에게 “김정일(金正日) 위원장에게 평화협정을 제안하면 어떻겠느냐”며 의사타진을 했었고, 최근 북한이 변신을 꾀할 수 있도록 우호적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주장, 북미간 해빙기류를 뒷받침했다.

앞서 미국은 북핵 6자회담 `2.13 합의’에 따라 내달 15일까지 BDA의 50여개 북한 계좌에 동결된 자금 2천400만달러와 금융제재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북측에 공언한 상태다.

특히 현재 마카오 현지엔 중국 주하이(珠海)에서 파견된 북한의 조광무역 책임자가 해제될 자금의 수령을 위해 준비 대기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카오 현지 소식통은 “북한측은 현재 동결자금 2천400만달러가 전액 해제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측이 동결 해제된 자금은 일단 전액 이체를 통해 다른 계좌에 예치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홍콩 및 마카오 현지의 금융권과 외교가에선 미 재무부가 확보한 북한의 불법거래 증거가 무엇인지, 어떤 계좌들이 해제, 또는 계속 동결될 것인지를 주목하고 있다.

홍콩의 한 외교소식통은 `2.13 합의’를 “눈부신 타협”이라고 지칭하면서 “그렇다고 미국이 완전히 손들고 나자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이 일부 계좌는 풀어주고 일부는 묶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미 재무부가 조사해온 내용에는 조광무역 및 자회사는 물론 북한의 20개 은행과 11개 무역회사, 개인 9명의 관련 자료가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전직 세계은행 소속의 북한 경제 분석가인 브래들리 밥슨은 “평양은 `달걀’을 모두 마카오 바구니에 넣어뒀었기 때문에 BDA 문제는 북한 정권에 가해진 제재중에 가장 타격이 큰 것중 하나였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대북 금융제재 해제가 북한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현지 금융권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상당수 해외 기관투자가들은 제재 해제가 북한의 경제개혁 조치 및 개방 확대로 이어질 수 있고 이를 통해 대북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을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BDA의 운명은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현재 마카오 정부가 임명한 공동 경영관리인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BDA가 독자 회생하기보다는 매각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BDA는 점포망 확대를 노리는 현지 은행들에게는 매력적인 매물로 떠오르고 있다고 한 현지 소식통은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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