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 세력과의 투쟁 제1전선은 사상전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4일 경북대에서 강연을 하기 위해 연단에 오르려 하자 청중 속에 있던 한 남성이 ‘안철수 빨갱이’라고 외쳤다. 돌발적인 상황에 안 원장이나 강연을 듣기 위해 모인 경북대 학생들이나 적잖이 당황했을 성 싶다. 학생들은 즉시 이 남성을 향해 야유를 보내 상황을 진정시켰다고 한다.


경북대 강당에서 벌어진 ‘안철수 빨갱이’ 소동은 우리 이념시장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안 원장에게 고함친 이 남성의 염려는 사실 강당의 상황만큼 당황스러운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사실이건 아니건 간에 ‘빨갱이 딱지’로 대중과 괴리시키려 하는 시도는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을 이번 해프닝은 단적으로 보여줬다.
 
빨갱이란 말은 해방 이후 건국, 6.25전쟁, 산업화 과정에서 공산주의와 투쟁하면서 탄생한 반공주의의 산물이다. 반공은 우리 사회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한 최전선이었다. 그러나 공산주의와의 투쟁을 위해 의지한 반공주의가 때론 사상의 자유와 인권을 옭매는 도구로 남용되면서 최근 들어서는 좀처럼 지식인들과 젊은 세대의 이념적 근거가 되지 못하고 있다.


반공주의가 인기가 없어졌다고 해서 우리 사회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노력까지 무의미해진 것은 아니다. 북한을 추종하는 행위는 민주주의와 인권의 측면에서도 용납되기 어렵다. 그러나 상당수 지식인과 젊은 세대는 여기에 반응하지 않는다. 오히려 천안함이 공격 받아도 의혹세력에 동조하고 국가보안법이 현 시대의 최고 악법이라는 논리에 익숙해졌다.


우리 사회가 이념문제에서 이렇게 나이브(naïve)해지는 동안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들은 살금살금 정치의 전면으로 등장하고 있다. 본의 아니게 우리 생활 전반이 이들의 영향권 아래에 놓이게 된 것이다. 우리 가족과 친구들이 내는 세금이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들의 마음 먹기에 따라 폭탄으로 다가올 날도 멀지 않았다. 진보의 탈을 쓰고 세금폭탄을 시루떡으로 포장해 놓으니 이를 분간하기도 여간 해서 쉽지 않다.


최근에 통합진보당의 배후에 주사파 조직이 존재한다는 논란은 이들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우리사회의 방어기제가 작동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종북세력과 여기에 영합한 자들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떠날 줄 모른다. 김일성주의로 무장한 반국가단체의 핵심간부 출신이 비례대표로 국회 진출이 유력한데도 당사자는 현재의 생각을 묻는 질문에 묵묵부답이다.


오히려 낡은 색깔론이라고 역공을 취한다. 또한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한다고 해서 종북으로 보면 착각이라고 말한다. 북한을 존중할 뿐이지 추종하는 것은 아니며, 다만 대결보다는 화해와 공존을 지향한다고 말한다. 또한 남한에서 우리 빼고 다 북한을 비판하는데 우리까지 그럴 필요 있겠느냐고 변명한다. 천안함 폭침 의혹도 이를 제기하는 소수를 대변하는 사명감에서 나온 것이고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세력이 의회에 들어가야 거리정치와 촛불이 부활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럴 듯 하지만 조금만 주의 깊게 살펴 보면 이들의 주장이 허구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들은 단순히 주한미군 반대 의견이 아니라 미선이 효순이 사건, 광우병 촛불시위, 평택 미군기지 사건, 한미FTA 등 미국이라는 딱지가 붙는 것이라면 사생결단의 자세로 반대운동에 나선다. 과거 민노당 강령에서는 주한미군 철수로 한미동맹 파기, 연방제 통일을 분명히 했다. 단순히 북한 정권을 존중하는데 그치지 않고 북한 핵실험을 비판하는 입장을 당 내에서 봉쇄하고 반문명적인 3대 세습을 옹호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들은 당 핵심 자료를 북한 공작원에게 전달한 당원을 제명하는 것을 반대하면서 이것이 단순히 국가보안법에 대한 피해의식이라고 변명한다. 북한에 불리한 내용만 나오면 침묵하거나 똘똘 뭉쳐 대한민국 정부에 역공을 가하거나 ‘날조’라고 우긴다. 우리는 이들에게 북한을 비판하는데 동참하라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헌법기관에 진출할 자격이 있는지를 물었다. 이들은 거리정치를 제도화 해온 것이 아니라 의회 정치를 흠집 내고 거리로 내몬 주역들이다.


이들은 존립부터 거짓에 기반한다. 스탈린보다 악독한 전체주의 세력을 추종하는 세력들이 진보라고 당명을 건 것도 거짓말이고, 어느 누구에게도 보호 받지 못하는 탈북자들을 외면하면서 약자를 대변한다고 말하는 것도 거짓말이다. 북한 주민의 처참한 고통은 외면하면서 민족공조라고 주장하는 것도 거짓말이다. 가장 끔찍한 거짓말은 북한을 추종하면서도 단지 민족주의자라고 자신을 속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통합진보당 주류인 NL계열의 실체를 처음 접한 많은 사람들은 손쉽게 법적인 수단을 동원하고 싶어한다. 정당 해산을 위한 헌법소원도 고려 중이라고 한다. 법적 처벌을 피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에 효과적이지 않을뿐더러 사상의 자유를 위축시킬 위험이 존재한다. 빈데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말이 있다. 사상과 정책의 시장으로 불러내 도태시키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결국 우리는 남북문제의 본질을 젊은 세대들이 깊이 성찰하도록 안내할 필요가 있다. 남북문제의 본질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대립이 아닌 다원성에 기반한 자유주의와 전체주의적 수령독재라는 점을 분명히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 내부 이념의 전선도 동포의 기아와 인권을 개선시키려는 세력과 이를 방조하는 세력 간의 투쟁이라는 점도 납득시켜야 한다. 이 전선을 튼튼하게 구축해야 종북세력과의 투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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