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내 종북주의 세력을 대표하고 있는 ‘민주노동당’ 그리고 당 내 종북 세력에 대한 반발로 2008년 당을 뛰쳐나온 ‘진보신당’.
‘종북’이란 타협할 수 없는 쟁점으로 갈라섰던 두 정당이 내년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통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치세력으로의 존립을 위한 ‘어쩔 수 없는 동거’의 형태이긴 하지만 진보신당 내 다수의 대의원들이 반대 의견을 표명하는 등 그 행보가 순탄치만은 않다. ‘종북’과 ‘반(反)종북’의 충돌 때문이다.
이렇듯 우리사회 내 대표적인 진보정당 내에서 수년째 ‘종북주의’와 관련한 첨예한 대립이 계속되고 있지만 일반 국민들은 물론 정치인들조차 ‘종북’ 논란의 핵심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하고 있다.
일부는 현 시기 한국 사회 내에서 김일성, 김정일을 추종하는 ‘종북주의’가 존재하는 것이 과연 가당키나 한 일이냐면서 진보세력 죽이기에 다름 아니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 최근 발행된 통일·외교·안보 전문지 월간 ‘NK Vision’ 7월호(통권 25호)에서는’종북주의 덫에 걸린 진보’라는 주제로 진보의 탈을 쓰고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을 꿈꾸고 있는 종북세력의 실체를 파헤쳤다.
주사파에서 북한민주화 운동가로 전향한 이광백 자유조선방송 대표와 최홍재 시대정신 상근 이사, 그리고 민노당 정책위의장 시절 당내 종북주의 청산을 외쳤던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대표는 특별 대담을 통해 한국의 진보운동이 그 의미를 되찾기 위해서는 종북세력과 절연을 선언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광백 대표는 한국사회내 종북주의 세력의 영향에 대해 “한국진보연대, 민주노동당, 한총련, 전교조 이런 단체들은 종북주의 세력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며 “종북주의자들은 김정일 장군 만세나 북한식 사회주의 건설 등이 정직하게 구호를 내세우지 않는다. 자주나 통일, 반미 등 다양한 이슈를 개발하기 때문에 정치에 관심있는 사람들도 구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종북주의에 맹목적으로 열광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문제는 80~90년대 대학을 다녔던 세대들이 종북주의가 내세운 정치 강령인 자주, 민주, 통일 운동의 세례를 받았다는 것”이라며 “그들은 정치적인 이슈가 있을 때마다 익숙한 정치적 구호를 바탕으로 의사를 표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홍재 상근이사는 “미선이, 효순이 사건의 경우 당시 386세대들은 사실관계의 정확성을 따지기도 전에 정치적 선동에 동요했다”며 “비록 종북세력의 숫자가 적을지라도 열정적으로 온 몸을 던져서 불길을 당기려고 하기 때문에 위험성이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주대환 대표는 종북세력의 존재와 관련 “그 친구들에게만 책임을 돌리는 게 맞는가라는 생각을 한다”며 “진보진영에는 영향력이 큰 원로들과 정치인, 학자들이 있는데 이들의 생각이 굉장히 안이하다. 이들은 주사파에 대해 민주화 운동 시절의 동지들이고 어디까지나 우리 진영인데 덮어줘야한다는 생각이 많은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광백 대표는 북한 사회주의가 철저히 실패하고 북한 체제가 수령독재체제라는 것이 드러난 시점에도 특정 세력들이 종북주의를 버리지 못하는 것과 관련 “북한은 명백히 실패했고 한국은 세계 유래가 없을 정도로 발전한 국가다. 그들은 너무나 명백한 사실을 보지 못하거나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홍재 상근이사는 ‘종북’과 ‘진보’의 차이점에 대해 “북한인권문제에 동의하고, 북핵문제·3대세습에 대해서 반대하는 진보들이 있다. 이들은 종북세력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사람들”이라면서 “하지만 진보의 대표성을 종북세력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진짜 진보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진보의 선명성이 드러나는 세가지 문제에 대해서 확실한 자기입장을 표하면서 진보의 대표성을 획득해 가는 과정이 있다면 일정하게 진보와 종북을 구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 대표는 “종북주의와 선을 긋고 절연을 해야 진보가 산다는 것을 왜 모르는가”라며 “그것은 그들의 진보가 선진국형 진보가 아니라 ‘민족주의 진보’ ‘후진국 진보’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민노동과 진보신당의 합당 문제와 관련 “국민들이 봤을 때 합당의 주요 원인이었던 종북주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조건에서 다시 당을 통합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그러나 민노당과 진보신당은 현실정치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제도권 정당들이다. 현실정치에 이득이 된다면 명분논리는 슬그머니 비켜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NK비전 7월호에서는 취임 2주년을 앞두고 있는 현병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과의 특별 인터뷰와 북한 김일성장수연구소 출신 탈북 한의사 석영환 원장의 사연도 소개하고 있다.
자세한 구독 문의는 북한민주화네트워크(02-723-6711)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