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평통, 손바닥으로 北인권 현실 가릴 수 없어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17일 또다시 한국의 북한인권법 제정 움직임을 맹비난했습니다. 한국의 여당과 보수 세력들이 있지도 않은 북한인권 문제를 조작해 법을 만들려 한다는 겁니다. 특히 북한인권법 제정을 강행하면 지난달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타결된 이산가족 상봉 행사까지 무산시킬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북한인권 문제 제기가 극악한 정치적 도발, 체제 대결 선언이라는 막말도 쏟아냈습니다.

하지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이러한 주장은 일말의 들을 만한 가치도 없습니다. 일단 북한의 인권실태는 전 세계적인 문제로 올라섰습니다. 수많은 탈북자들에 의해 알려진 북한의 인권상황은 국제 사회가 나서지 않고서는 해결되기 어려울 정도로 열악합니다. 때문에 10년 이상 유엔총회에서도 북한인권 결의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럴진대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한국의 보수 세력과 여당이 북한의 인권상황을 조작 날조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이를 믿을 사람이 누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이 방송을 듣고 계시는 북한 주민들도 어처구니없을 겁니다. 체제 비판은 물론 남한 드라마를 시청했다고 총살하는 곳이 바로 북한입니다. 특히 정치범수용소와 교화소, 노동단련대의 수많은 북한 주민들이 인간 이하의 억압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자기 나라의 인권문제가 분명이 있음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고 같은 동포 국가인 한국에서 북한 주민들의 인권개선을 위한 법을 제정하면 남북관계가 파탄날 것이라고 했습니다. 남북관계 파탄을 넘어 전쟁국면이 조성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어처구니없는 주장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북한의 인권문제는 엄연히 존재하고 특히 북한인권법 제정과 남북이 합의한 이상가족상봉 등은 별도의 사안입니다. 이를 연계시키는 꼼수를 부려서는 안 됩니다.

지난달 남북 고위급 간부들이 접촉해 인도적 사안인 이산가족상봉을 합의하고 현재 구체적인 실무준비에 돌입했습니다. 당시 접촉에선 대북확성기 중단을 조건으로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합의하고 남북교류 등을 활성화시키자고 약속했습니다. 당시 접촉에서 거론조차 되지 않았던 북한인권법을 돌연 제기해 남북 합의를 깰 수 있다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엄포는 국제적인 국가 간의 합의 이행의 기본조차 모르는 태도입니다. 손바닥으로 북한인권의 현실을 가릴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