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총련 중앙본부 부동산 매각 백지화 될 듯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가 최근 도쿄 도심에 있는 중앙본부의 건물과 토지를 매각한 계약이 인수자측의 자금 조달난으로 계약 자체가 백지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교도(共同)통신이 13일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조총련 중앙본부의 토지 약 725평과 지상 10층, 지하 2층의 철골철근 콘크리트 건물(연건평 약 3천545평)을 투자자문회사인 ‘하베스트투자고문’에 지난달 말 35억엔에 매각한 것으로, 이미 소유권 등기까지 마쳤다.

그러나 매각대금 결제가 이뤄지지않은 상태로, 인수자 측이 여러명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이번주중 결제를 마칠 예정이었으나 인수회사의 대표가 전직 공안기관 책임자로 밝혀져 비난이 일면서 투자자들이 자금 제공에 난색을 표명, 대금 지불이 어렵게 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와 관련, 인수회사 대표 겸 변호사인 오가타 시게타케(緖方重威) 공안조사청 전 장관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인수 경위를 설명하면서 “물러설 때는 물러서겠다”며 계약을 철회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조총련은 파산한 신용조합의 부실채권 처리 문제로 정부의 정리회수기구로부터 약 630억엔의 상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당해 오는 18일 도쿄 지법에서 판결을 앞두고 있다. 이번 매각은 패소할 경우 가집행에 의한 중앙본부의 명도 요구를 피하기위한 것으로 보여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이번 매각은 지난 4월 조총련측이 오가타 전 장관에게 “패소시 상환 자금을 마련하기위해 매각하려 한다”며 인수를 타진했으며, 오가타 전 장관은 재일조선인의 권익을 위하고 북한 대사관과 같은 역할을 해온 조총련의 기능을 중시, 제의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조사청은 테러 단체 등에 대한 조사를 맡고 있는 정부 기관으로, 조총련도 감시 대상에 포함돼 있으나 인수 회사의 대표가 공안조사청 장관 출신으로 드러나면서 인수의 적절성 등을 놓고 정치권에서 적지않은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조총련의 이번 계약이 백지화 위기를 맞은데 대해 일본 당국의 압력이 작용했는 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그동안 북한과 함께 ‘조총련 때리기’에 열중해왔다는 점에서 보이지않는 압력이 가해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전날 기자단에게 전직 공안조사청 책임자가 조총련 부동산을 인수한데 대해 “아무리 민간인이라고 하더라도 과거에 어떤 입장에 있었는지 충분히 자각하길 바란다”며 강한 불만을 표했다. 그는 이어 조총련 구성원이 납치사건을 포함한 범죄에 개입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공안조사청의 야나기 도시오(柳俊夫) 장관은 13일 자민당 법무위원회에서 “공안조사청의 신뢰를 저해할 수 있는 중대한 사태로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사과한 뒤 “전임 장관의 재직시 직무와는 일절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앞으로 직무를 적정히 수행해 신뢰회복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일본에서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와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문제 등으로 북한에 대한 감정이 극도로 악화된 가운데 각 지자체가 조총련 관련 시설에 대한 과세특례 조치를 폐지하고 경찰 등 당국이 감시를 강화하는 등 압박 강도를 높여 왔다.

조총련 중앙본부의 토지 및 건물도 외국공관과 같은 대우를 받아 고정자산세가 면제돼왔으나 북한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지난 2003년 도쿄도가 과세를 결정했으며, 조총련이 납부를 거부하자 토지와 건물에 대한 차압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조총련은 과세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 현재 재판에 계류중이지만 체납분 전액에 대해서는 수차례 분할 납부했으며, 이에 따라 도쿄도가 매각 전인 지난 4월 하순 차압 조치를 해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