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총련 본국파-자립파 양분 가능성”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중앙본부의 토지와 건물에 대한 일본 경찰의 강제집행 절차가 속속 진행되면서 조총련 내부에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의 전직 간부는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허종만 책임 부의장이 검찰에 구속되거나 중앙본부 건물과 토지가 경매로 넘어 갈 경우 본국파와 자립파 사이에 치열한 주도권 싸움이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본국파’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충성과 북한에 대한 기여를 강조하는 입장인 데 반해 ‘자립파’는 북한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총련 자체적인 자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 이 방송의 설명.

두 파간 갈등은 2001-2002년 조총련계 조은(朝銀) 신용조합의 잇단 파산과 동시에 시작됐다.

조총련 산하 상공인들은 당시 잇달아 예금 반환 소송을 제기하면서 신용조합의 경영 부실이 허종만 일파가 조합 돈을 북한으로 빼돌렸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양측의 갈등은 이번 중앙본부 토지.건물 강제집행으로 더욱 커져, 허 책임부의장에 대한 사퇴론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조선신보 전직 간부는 말했다.

“허종만 책임 부의장이 끝내 사임을 거부하면 조총련 조직은 본국파와 자립파가 갈라서는 사태, 즉 두 쪽으로 쪼개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그는 강조했다.

RFA는 “허종만이 구속되거나 중앙 본부 건물이 경매로 넘어가고, 내부분열이 심해지면 북한 당국도 사태를 더 이상 관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조총련을 잘 아는 사람들의 견해”라며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물어 허종만에게 본국 소환 명령을 내릴 경우 김정일 정권에 충성을 맹세해 온 허종만 일파가 이에 반발하여 집단 망명 사건을 일으킬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한 당국이 허 책임부의장을 평양으로 소환하더라도 책임을 묻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의 신변보호를 위해 불러들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의 한 북한 전문가는 최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북한 당국이 허 책임부의장이 보여준 그동안의 공로를 인정해 보호차원에서 평양으로 불러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에도 그동안 조총련과 북한간의 관계를 강조해온 ‘본국파’는 급격히 약화되고 ‘자립파’의 입지가 강화될 전망이다.

조총련 공식 서열 2위지만 실질적인 최고 책임자로 통하는 허 부의장은 조총련 재정담당 부의장 등을 거쳐 1993년부터 책임부의장을 맡고 있으며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으로 북한도 자주 방문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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