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총련 민족학교 ‘붕괴 카운트 다운’

▲ 5월 24일 도쿄 조선문화회관에서 열린 50주년 기념 ‘조총련 중앙대회’의 모습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가 지난 25일에 결성 50주년을 맞이했다.

24일에는 조총련 결성 50주년을 기념하는 ‘조총련 중앙대회’가 조총련 간부들과 조선대학교 학생 등 2천여명이 모여 도쿄의 조선문화회관에서 열렸다. 조선대학교는 조총련에서 운영하는 대학이다.

서만술 의장은 “조총련은 민족차별과 멸시 속에서, 재일동포 사회의 민족성을 지켜 왔다”며 “김정일 장군을 받들어 새로운 전진과 비약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일 동포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일본사회도 조총련과 일정한 거리를 두는 듯한 대응을 보였다.

조총련 김정일 추종노선, 일본사회 지지기반 상실

김정일의 ‘일본인 납치문제 시인’ 충격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조총련은 작년 10월부터 결성 50주년을 맞이하는 ‘8개월 운동’을 펼쳐 왔다. 하지만 곧이어 ‘메구미 가짜 유골사건’이 터지는 바람에 또 다시 난관에 봉착했다.

5월 13일 사이타마현 본부의 축하 행사를 시작으로 조총련 결성 50주년을 축하하는 행사들이 이어졌지만 과거와 같은 열기(熱氣)는 없었다. 24일 열린 결성 50주년의 기념 파티에서도 과거의 기세는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이번 기념 행사에서 조총련이 가장 기대했던 이벤트는 ‘고이즈미 수상의 축하 메세지’ 였다. 하지만 결국 ‘자민당 총재로서의 메시지’만 주어졌을 뿐이다. 일본의 야당도 조총련과 거리를 유지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일본 공산당은 후하 테츠조우 당의장이 참석했으나 사민당에서는 간사장 정도만 참여했고 공명당과 민주당은 중간 간부의 형식적 참가에 머물렀다.

다수의 재일동포들과 일반 일본인은 이전부터 김정일을 맹종하는 조총련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져왔다.

‘북한을 모국(母國)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조총련의 기본 조직이라고 볼 때, 지난해 그 숫자는 7만 명을 밑돌았다. 서류상으로만 조총련에 등록되어 있는 사람들까지 제외하면 실제 숫자는 더 줄게 될 것이다.

김정일의 사조직으로 전락한 조총련은 창립 50년만에 완전히 동포들로부터 고립되고 있다. 지금 조총련은 대중단체로서의 자기 존재 이유에 대해 종말을 고하고 있는 것이다.

무너지는 조총련계 민족학교들

조총련의 마지막 보루라고 할 수 있는 민족학교들조차 ‘빚’ 때문에 통폐합을 서두르고 있다. 최근에도 세타가야에 있던 ‘도쿄 제8 초급 학교’가 압류를 피하기 위해 매각되었다.

일본 조선대학교도 43억엔의 부채를 해결하지 못해 곤경에 빠져 있다. 뿐만 아니라, 기부금을 통한 자금조달도 어려워지고 있고, 2004년 말에는 조선대학교 개교 이래 처음으로 교직원의 연말 수당이 지급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조선대학교의 이사장이 경질되었다. 현재는 시즈오카에서 빠친코와 식당을 경영하는 사람이 비전임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학생수도 1천명을 밑돌아, 학교재정은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다. 이 때문에 유능한 교원도 학교를 떠나고 있다. 작년에는 어느 학부의 학부장까지 퇴직했다. 조총련을 대표하는 조선대학교가 이 정도 수준이라면 다른 민족학교는 더욱 심각한 상황일 것이다. 민족학교들의 붕괴는 조총련의 조직 근간이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적지 않은 조총련 간부들조차 조총련이 김정일과 같은 운명을 겪을 것이라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하지만 조총련의 상급 간부들은 여전히 김정일에 대한 충성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박두진 / 본지 고문


-일본 오사카 출생
-(前)在日 조선대학교 교수
-일본 통일일보사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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