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총련 민족교육은 김부자 시녀 만들기”

북한 조선노동당이 조총련을 지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었던 사업 중 하나가 친북 인전대(노동당의 외곽단체를 이루는 각급 조직들을 일컫는 북한어)를 양성하는 교육사업이다.


북한은 조총련 내 비공개조직인 ‘학습조’를 통해 내부결속과  간부들의 조직이탈을 방지는 한편, 조선학교 교육을 장악해 김부자에 충실한 인력을 양성해 왔다.

북한은 조총련계 상공인들과 동포들의 애국사업을 통해 재정적, 물질적 지원을 받아오는 한편 이 자금을 조선학교 교육에 지원했다.


북한은 일본에서 친북 인전대 양성이 조총련 조직의 유지와 대외전략 차원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조선학교 교육에 큰 관심을 쏟아왔다. 


1957년부터 조선학교 교육지원 명목으로 북한으로부터 자금이 지원되기 시작했다. 2005년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151회에 걸쳐 455억3천여만엔(한화 약5천5백억원)을 조총련 조선학교 교육사업에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북한에서 밝힌 5천여억원의 대부분이 재일동포들이 북한으로 송금한 돈이다. 초기 조선학교 교육이 시작될 때에는 조선대학교 건설비용 등 북한의 자금이 지원되기도 했으나 이후 북한이 지원했다는 자금 대부분은 조총련계 동포들의 돈이다. 북한은 재일동포들의 돈으로 지원하면서 장군님의 배려로 지원한다는 거짓 선전을 해온 것이다. 

이와 함께 북한은 1956년 최초로 ‘재일 조선인에게도 공화국의 법규에 입각한 공민교육을 실시한다’는 방침을 제시하고 조총련에 관계법규와 교과서 등을 보내 친북 인전대 양성을 위한 교육체계를 마련하도록 했다. 

◆조총련, 친북 인전대 양성 위해 민족교육 실시








지난해 12월 9일 조선 고급(고교)학생들이 북한을 방문했다. 당시 조선신보는
“조고(朝高)학생들이 각지를 방문해 강성대국건설의 숨결을 느꼈다”고 소개했다.
ⓒ조선신보


북한이 제시한 조선학교 교육의 주된 내용은 ▲북한의 배려로 조총련은 조선학교 교육을 책임진다 ▲ 북한의 교육과 맞추어 조선학교 교육을 실시한다▲북한의 교육노선에 입각해 조선학교 교육을 발전시킨다 등이다.

이러한 방침에 따라 각급 학교에는 교육목적과 교육방침을 규정했는데, 그 주된 내용은 김 부자 우상화와 북한의 체제선전에 관한 것이다. 이는 재일 조선인도 북한 주민들과 동일한 교육을 받게 된다는 근거가 되어 반세기 이상 지금까지 김부자 우상화 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정부는 조총련의 교육이 정상적인 민주시민 교육이 아닌 반(反)일본, 공산주의 사상 교육이라고 규정하고 이에 대해 제재를 가하기도 했다.

북한이 조선학교 교육사업에 주력해온 이유는 ‘김부자에 충실한 일꾼’을 육성하기 위해서다. 물론 동포들의 민족적 정체성을 고양시키기 위한 교육도 형식적으로 포함되어 있지만 본질적으로 김부자 우상화와 북한 체제선전 교육을 강조해왔다. 재일동포들 사이에서도 조총련의 교육은 사실상 북한에서 실시되는 공민교육과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많다.

이러한 조선학교 교육으로 양성된 친북 인전대는 조총련 본부와 산하조직, 조총련계 상공인이 운영하는 기업 및 단체 등에서 종사하게 된다. 결국 민족교육이라는 명목으로 실시된 조선학교의 교육이 친북 인전대를  양성하고, 조총련 내 각 단체들은 이들로 하여금 북한체제 선전, 대북 경제적 지원을 하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실시되어 온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조총련의 세력이 쇠퇴하고 있지만 각 분야에  ‘김부자에 충실한 일꾼’들이 퍼져있어 조총련의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두진 조선대학교 전 교수는 “조선학교 교육은 김일성, 김정일 숭배교육이 근본이며 (순수한) 동포애적, 과학적 내용이 제외되어 있어 일본 내 실정에 맞지 않았다”면서 “편향적인 교육으로 수준이 떨어진 결과 동포에게 신뢰를 잃고 학생수도 격감했다”고 지적했다.

◆ “北, 민족교육 정치 도구화…수령우상화 교육으로 변질”








오사까조선고급학교 내에 걸린 김일성, 김정일 지시문과 상장 등이 게시되어 있다.ⓒ데일리NK








조선학교 학생들이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동상, 김정일화 전시관 등을 방문한 사진
등이 오사까조선고급학교 교실에 게시되어 있다.ⓒ데일리NK


민족교육은 해방 후 재일동포 자녀들이 민족적 정체성을 갖도록 모국어 교육을 중심으로 실시하면서 시작됐다. 해방 후 재일 한인들은 일본인학교에 재학하고 있던 많은 자녀들을 퇴교시켜 재일 동포들이 설립한 국어강습소에 입학시켰다. 당시 일본에 남은 한인들의 자녀들은 일본어밖에 몰랐다. 따라서 이들 자녀들에게 모국어 교육이 필요했으며, 이로 인해 민족교육이 태동됐다.

당시 조총련의 전신인 조련(재일본조선인연맹)은 국어강습소를 정비하여 초•중급 모국어 교육과정과 공산주의 간부교육을 목적으로 한 특수교육과정을 신설했다. 한편 ‘민단’ 계열에서도 소학교, 중학교, 강습소가 있었으며, 한국에서 가져간 교과서로 교육을 실시하게 되었다. 이 두 개의 진영에서 운영되는 교육목적과 교과내용은 다른 것이었다.

1958년 조총련 귀국운동이 시작되면서 조총련의 재일동포에 대한 영향력이 증대되었고 이로 인해 조선학교 교육 내용도 점점 변질되어 갔다. 당시 조선학교 교육을 ‘자주교육’이라고 하면서 북한 정부는 조총련으로 하여금 마르크스, 레닌 사상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도록 했다.

조총련 간부 출신들에 의하면 당시 조총련 내부에서는 ‘하나는 전체를 위해 전체는하나을 위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지만 개인의 인격이나 타인에 대한 배려가 결여된 교육이였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김일성이 개인우상화를 시작한 60년대 후반이후 이 슬로건은 ‘하나는 김일성을 위해 전체도 김일성을 위해’라는 슬로건으로 변질됐다.

조선학교 교육은 사회주의 우수성과 김일성의 혁명투쟁에 대한 내용이 기본이다. 북한에 대해서는 김일성 지도 하에 있기 때문에 ‘북한은 지상낙원, 이 세상에 부러워할 것이 없다’고 하는 반면 한국은 철저히 ‘살기 어려운 지옥’이며 ‘미국의 식민지’라고 교육했다.

일부 간부층 자식들은 특별 지도를 받았다. ‘열성자’라고도 칭하며, 합숙교육이 강요되고 오후에는 수업을 받고 저녁에는 자아비판에 집중해야 했다.

특히 67년 조총련 제8차 대회 이후 조총련의 김일성 우상화 선전이 본격화된다. 이러한 영향으로 조선대학교의 교육 내용도 새롭게 변질된다. 교과서가 재편찬되어 김일성 찬양일색이 되었다. 역사교과서에는 민족의 위인들 이름이 사라지고 전부 김일성에 관한 내용으로 채워졌다.


영어 교과서는 번역된 ‘김일성 전(傳)’이 인용되고 산수나 수학의 예문은 김일성의 이야기를 기초로 만들어졌다. 국어는 김일성 이야기가 그대로 교과내용이 됐다.

이후 조총련은 김일성 우상화 교육을 보다 강도 높게 벌이기 위해 수업과목을 단순화 했다. 모든 과목이 김일성 우상화와 결부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 이외의 과목은 불순사상으로 치부됐다. 따라서 당시까지 교양필수 과목이였던 마르크스, 레닌 사상은 정치•경제학을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제외시키고 거기에 주체사상과 김일성 혁명역사 내용이 채워졌다.


김일성 혁명역사는 초급학교부터 필수 과목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조선학교 학생들은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학습하게 된다.

그 후 일부 조총련 동포들은 자녀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는 것을 우려해 일본학교에 전학을 보내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현상은 조총련 간부들에게까지 이어졌다. 이에 대해 위기의식을 느낀 조총련 중앙은 간부들의 자식을 고교졸업까지 일본학교에 보내지 못하도록 했으며, 이를 어긴 경우 간부들을 좌천시키거나 해고하는 등 압력을 가했다.

재일동포들에 의하면, 최근 조선학교의 교과서 내용이 변화되고 있다고 하나 고급(고교)학교의 사상교육 과목인 사회(북조선체제옹호와 주체사상)와 현대조선혁명역사(김일성, 김정일 숭배)는 본질적으로는 변하지 않았다.


허황된 거짓선전에 해당하는 부분만 수정했을 뿐이다. 또한 지난 2002년 조총련은 초중급학교(초중학교)에서 김부자의 초상화를 걸지 말도록 했는데, 이는 교육내용을 바꾸려는 것이 아니라 북한을 추종한다는 동포들의 반발이 심하기 때문에 내린 조치다. 현재는 김일성 유화 등이 교실에 걸려있다.

조선학교 교원출신 김성만(가명)씨는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조선학교는 재일동포들에게 국어를 계승시켜 민족적 의식을 갖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북한정권과 결탁해 (수령 우상화 내용을) 학생들에게 세뇌시키는 장소로 전락했다”면서 “사회주의에 대해 환상뿐 아니라 비과학적인 개인숭배나 편협한 민족주의를 재일동포들에게 전파해 교육을 정치도구화 했다”고 비판했다.

박 전 교수도 “조선노동당 규약을 실행하는 목표를 민족교육 중심에 놓고 그 뒤에는 김일성, 김정일 숭배교육에 맞춘 북한 주도의 공민교육이 실시된 것”이라면서 “겉으로는 민족소양을 키우는 대중요구에 적합한 교육을 한다고 선전하면서 뒤에서는 김정일을 숭배하고 그 통일전략에  민족교육을 종속시키는 이중구조로 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대학생 전원 방북해 집체 교육받아








지난해 12월 조선대학교에서 열린 외국어학부창설 35돌 기념 행사 모습. 중앙 무대에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가 걸려있다.
ⓒ조선대


조총련 산하 조선학교의 최고 학부는 조선대학교다. 최고의 학부인만큼 교육 내용뿐 아니라 실생활에서의 생활총화, 조직생활 등 북한의 대학생들과 거의 동일하게 진행된다. 

도쿄(東京)에 있는 조선대학교는 1956년 개교된 이후 공산주의 교육을 비롯해 김부자 우상화 교육을 체계적으로 벌여왔다. 특히 커리큘럼뿐 아니라 과외활동으로 방학중에는 조총련 각 지방조직에서 실습을 받는다.


최근에는 최종학년 학생전원이 북한을 방문하여 직접 지도를 받는다. 학생들은 전료제(全療制, 전원기숙사 생활)이며 외부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조선대 주변에서는 조총련의 대일본 파괴공장기지로 알려져 주민들이 학교철거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조선대 정치경제학부 교수 출신 박두진 코리아국제연구소 소장에 의하면, 초기 조선대가 설립된 후 공산주의 교육내용은 마르크스-레닌주의 등의 계급독재론이 주류였다. 67년까지만 해도 김일성 숭배에 관한 내용은 커리큘럼에 반영되지 않았다.


당시까지 북한 당국은 김일성의 항일 빨치산 회상기 관련 책을 발간해 조선대에서 교육자료로 사용하게 했으며, 특히 학습 문건이나 영상을 보내 김일성 우상화 교육을 실시했다.

그러나 북한에서 김일성 우성화 선전이 본격화 되면서 조총련도 계급독재론을 김일성 개인숭배와 결부시켜 교육시키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계급독재론이 수령독재론으로 변질되어 수령우상화 교육이 시작됐다.

박 소장은 “현재도 조선대 교육의 사명은 김일성과 김정일을 숭배하고 철저하게 김정일에 충실한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 열성적인 학생들을 별도로 교육시키는 조직을 운영하는 등 이중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총련, 청년 정치조직으로 친북 인전대 양성 강화



조선대에서 김부자 우상화와 북한체제에 대해 배우는 것과 함께 조청조대위원회를 통한 조선노동당의 정책이나 조총련의 방침이 학생들에게 주입됐다. 조청조대위원회는 조총련 산하 청년들의 단체인 재일본조선청년동맹 조선대 지부라고 볼 수 있다.

1958년 조총련 제 4차 대회 전후 조총련 내에 조선노동당의 지도를 받는 학습조가 조직되어 활동을 개시됐고, 조선학교내에서도 재일본조선소년단(초등학교4년생부터 중학교3년생까지 전원, 이하 소년단)과 재일본조선청년동맹(고등학교에서 대학교까지 망라, 이하 조청)이 조직됐다.

김부자 우상화와 체제선전 교육 등은 조선학교 교육 뿐 아니라 청년 정치조직의 다양한 실천활동을 통해 강하게 침투됐다. 내부적으로는 김부자 우상화 교육을 받는 것과 동시에 각 정치조직에 가입되어 실천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조청 강령에는 “조청은 재일조선청년학생들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두리에 튼튼히 묶어 세우며 재일동포들의 민족적 권리를 옹호하고 주체위업의 계승완성을 기본 임무로 한다”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정책을 높이 받들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조청 산하에는 12개의 조선 고급학교 ‘조고(朝高)위원회’가 조직되어 있으며, 일본 각 지역에는 약 50여개의 지역본부가 있다. 또한 조총련 지부기관 및 직장 등에도 조청 지부가 조직되어 있다.

이와 함께 조청은 초중 학생들을 대상으로 소년단을 조직해 친북적 성향을 갖도록 양성하기도 한다. 조청은 규약에서 소년단에 대해 “조청은 소년들의 생활과 학습에 항상 관심을 돌려야 한다”며 “재일소년들을 조국과 인민 앞에 무한히 충직하며, 조국통일에 믿음직한 역군으로 준비시켜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조총련은 이들 청년 조직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조청 등은 일본 내에서 한국좌파학생운동지원 집회, 일본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촉구, 조선통일촉진 요구 서명운동 등 친북 정치활동을 벌이고 있다.



◆“北 민주화없이 민족교육 근본적 개혁 힘들어”


조총련계 동포 자녀들은 민족교육이라는 명목으로 짧게는 12년 길게는 16년 동안 김부자 우상화 교육을 반강제적으로 받아온 것이다. 이러한 시대착오적인 교육으로 많은 학생들이 조선학교를 떠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6000여 명 정도의 학생들이 조선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자녀를 둔 재일 동포들은 이러한 교육의 문제를 알고 있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교육을 시킬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귀국사업으로 북한에 가족과 친척을 둔 동포들이 아직 상당수이며, 이들은 남한보다 북한에 대한 연고 관계가 깊을 수밖에 없다.

해방 후 조총련계 90%이상 교포가 남한출신이였지만 이들은 사망하거나 연로하여 2, 3세와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이에 반해 북송된 재북 연고자는 2, 3세대들의 가족 친척들이기 때문에 연고 관계가 남한보다 북한에 더 깊다.


따라서 북한 당국이 북송 된 재일동포들을 인질로 삼고 있는 한 조총련계 동포의 조직 이탈이나 친한, 반북 행동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조선학교 학생 부모 대부분은 조총련과 직간접적인 관련이 있다. 이들은 조총련 산하 기관이나 조총련계 상공단체나 기업에 종사하고 있다.


1998년 12월 5일 상공회장 등 유력 상공인과 학부모들이  ‘민주주의민족교육의 개선 강화’ 의견서를 조총련 중앙본부에 제출한 적이 있다.


의견서의 주된 내용은 조선학교의 북한식 사회주의 교육을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녀들이 일본사회에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교육을 받도록 조선학교 교육을 바꾸라고 촉구한 것이다. 그러나 조총련 중앙본부는 이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강제로 해임하는 등 강하게 압박해 이들의 요구는 수포로 돌아갔다.
 
박 전 교수는 “조총련과 이해관계가 있고 북한에 친인척이 있는 조총련 간부들이 존재하고 있어 조선학교가 시대착오적인 교육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북한이 민주화되어야만 조선학교의 교육 내용도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끝)

※참조: ‘조총련 그 허상과 실상’(중앙공론, 박두진 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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