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총련 거액소송 패소…중앙본부 압류 가능성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가 18일 열린 627억엔 부실채권 지급 청구 소송에서 패소했다.

이에 따라 원고측인 일본 정리회수기구는 채권 회수를 위해 도쿄도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조총련 중앙본부의 건물.토지를 압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조총련 중앙본부의 사무실 이전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도쿄지방재판소는 파산한 재일조선인계 신용조합으로부터 불량채권을 양도받은 정리회수기구가 채권의 실질적 채무자인 조총련을 상대로한 627억원 지급요구 소송 판결에서 조총련측에 청구액대로 지불할 것을 명령하고 정리회수기구의 가집행도 인정했다.

기구측은 곧바로 채권 회수를 위한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 조총련 중앙본부의 토지.건물 등 조총련측의 재산이 압류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교도(共同)통신은 전했다.

앞서 조총련측은 중앙본부의 차압을 막기 위해 지난달말 오가타 시게타케(緖方重威) 전 공안조사청 장관이 사장으로 있는 투자자문회사에 중앙본부 토지.건물을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소유권도 이전한 바 있다.

그러나 35억원의 대금을 지급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소유권을 이전한 점 등을 들어 도쿄지검 특수부는 소유권 이전 등기 부정 혐의로 오가타 전 장관과 조총련측 대리인인 쓰치야 고켄(土屋公獻) 전 일본변호사연맹 회장의 자택을 수색하는 등 전격 수사에 착수했다.

이어 쓰치야 전 회장은 18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중앙본부 매각 대금이 지불되지 않아 매각을 백지화했으며 해당 부동산 등기도 조총련 명의로 원상복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회견에서 “오해도 있고 세상을 소란스럽게 한데 대해 사죄한다”며 “강제집행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등기를 원상복구했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에서 조총련측은 채무의 존재는 일부 인정하면서도 “아주 낮은 가격에 채권을 인수했으면서도 액면가대로 반환을 청구하는 것은 공적 성격을 지닌 정리회수기구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조총련으로부터 본부 시설을 빼앗아 해산시키려는 정치적 목적이 있다. 공공질서와 미풍양속에도 반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라이 쓰토무(荒井勉) 재판장은 판결문에서 “정리회수기구가 채권을 저가에 양수받고도 액면대로 청구한 것은 비난받을 일이 아니고 기구의 이념에도 반하지 않는다”며 “중앙본부 시설을 빼앗아 조총련을 해산시키려는 정치적 목적이 있다는 점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도쿄, 오사카(大阪) 등 주요 도시의 조총련 지방본부와 학교 등 29개 시설 가운데 9개 시설이 정리회수기구에 압류 또는 가압류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보도했다.

이 신문이 이들 조총련 시설의 등기부를 조사한 결과 지난 15일 현재 도쿄도, 니시도쿄(西東京), 지바(千葉)현, 아이치(愛知) 현, 사가(滋賀)현, 오사카부의 각 본부가 압류된 상태였다. 또 미야기(宮城)현 본부, 아이치현 조선중고급학교, 규슈(九州)조선중고급학교 등이 가압류됐다.

요미우리는 도쿄지방재판소가 이날 조총련에 대해 627억엔 지급 명령과 정리회수기구의 가집행을 인정함에 따라 향후 나머지 20개 시설의 상당수도 압류돼 조총련이 활동거점을 상당수 잃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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