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총련 간부들이 김정은 등장 가장 두려워해”

44년만의 북한 노동당 대표자회를 앞두고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역시 김정일의 후계자 문제다.


 


일본 내에서도 언론을 중심으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인 친북(親北) 조직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은 북한의 3대 세습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데일리NK 도쿄지국의 취재 결과 조총련 내에서도 북한의 후계 세습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흐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수의 조총련 관계자들은 ‘열렬히 후계자 사업을 진행시키자’라는 시대착오적인 슬로건을 내세우는 대신 의외로 냉정한 현실 판단을 내리고 있었다.


 


조총련 산하 단체에서 간부급으로 일하고 있는 최성국(가명)씨는 “김정은의 공식 등장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조총련의 중앙 간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해 “총련계의 재일 동포들이 후계자 문제에 대해서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을 조총련 중앙간부도 잘 알고 있다”며 “그러므로 북한 당국의 지시가 있다고 하더라도 3대 세습을 크게 선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3대 세습이 이뤄진다면 북한 정권에 대한 실망으로 한국 국적으로 바꾸는 동포들이 늘어날지도 모른다”며 “이것이야말로 조총련 중앙본부가 김정은으로의 권력 세습을 두려워 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지적했다.



조총련계 기업가인 이철웅(가명)씨도 “조총련 중앙본부에서는 후계자 문제를 일체 화제로 꺼내고 있지 않다”며 “만약 북한이 3대 세습이 발표된다면 동포 사회 뿐 아니라 세계로부터 바보 취급을 받을 것이다. 조총련 중앙이나 직원들 일부를 제외하면 지지 세력은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김일성에서 김정일로 이어진 부자 세습에는 철저히 충성했던 조총련 사회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3대 세습에는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고교무상화’ 논란을 겪고 있는 조선학교의 한 관계자는 “학부모를 비롯해 학교 관계자 속에서도 북한의 사상 교육에 대한 비판은 제기되고 있다. 나도 개인적으로는 사상 교육이 중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심경을 밝혔다.


 


그는 “만약 3대 세습을 선전하라는 지시가 내려온다면 조선학교의 학생은 더욱 감소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표명했다.



취재를 위해 만난 조총련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로 “북한의 3대 세습은 조총련을 한층 약체화시킬 것”이라는 위기감을 토로했다.


 


그러나 이러한 조총련 내부의 분위기와는 달리 북한 지도부와 조총련 중앙본부에서는 3대세습에 따른 ‘김정은 개인 숭배’를 강요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조총련 세력 분화와 약화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북한 당국으로써는 3대 후계 세습이 체제 존속을 위한 유일한 돌파구일수 있겠지만, 동시에 조총련을 비롯해 얼마 남지 않은 해외 친북 조직들의 몰락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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