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직비서’ 맡는자가 김정일 후계자될 것”

김정일 자신이 1973년 ‘당중앙위원회 조직비서’직을 맡으며 후계자로 내정됐듯이, 김정일의 후계자도 ‘조직비서’를 이양한 뒤 후계자로 공식 추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장은 한국정치학회와 한국국제정치학회, 한국세계지역학회가 공동주최하는 건국 60주년 기념 학술회의(21-23일)에 발표할 ‘김정일시대 북한 국내정치의 변화(1997~2007):지도이념, 권력승계, 당의 영도’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정 실장은 “후계자 결정과 관련해 김일성 탄생 100주년, 김정일의 나이가 70세가가 되는 2012년이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2012년에는 현재 김정일의 후계자로 가장 유력시되고 있는 차남인 김정철의 나이가 만 31세가 되어 김정일이 후계자로 지명되었던 때의 나이인 만 32세에 근접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김정일이 후계자의 지도체제를 수립하고자 한다면 후계자에게 조직지도부장과 조직비서직을 이양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과거 김정일이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장 및 조직비서로 선출됨으로써 사실상 후계자로 내정된 것과 같이 김정일의 후계자가 가까운 미래에 당중앙위원회 조직비서 및 정치국 위원에 선출되고, 후계자로 추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김정일이 만약 4~5년 내에 갑자기 건강상의 이유로 조기 퇴진하거나 쿠데타 등으로 권력을 상실하게 되는 경우 북한의 정치체제는 최고지도자의 권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된 ‘유일적 영도체계’나 ‘집단지도체제’로 바뀔 가능성도 크다”며 “물론 누가 권력을 장악하더라도 과거 김정일이 누렸던 것과 같은 절대 권력을 향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정 실장은 “김일성 사후 김정일이 1997년 10월 조선노동당 총비서직에 추대되기까지 북한을 어떻게 통치했는가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가 1973년부터 가지고 있었던 ‘당중앙위원회 조직비서’직의 중요성과 ‘수령의 후계자’로서의 지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정일은 북한 전체 권력엘리트에 대한 인사권을 장악하고 있는 ‘당중위원회 조직비서’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당 총비서직에 서둘러 취임하지 않고도 정치적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었으며, ‘수령의 후계자’로서 김일성과 같은 위상을 가지고 절대 권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일성은 생시에 권력의 대부분을 김정일에게 이양했고, 확고한 지도체계와 지지 기반을 마련해주었기 때문에 김정일은 김일성 사후 3년간 ‘당 총비서’직에 오르지 않고도 안정적으로 북한을 통치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남한의 대부분 연구자들은 김정일의 권력승계와 관련해 ‘당 총비서’직 취임 또는 ‘국방위원장’직 취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김정일이 1998년 9월 새로 구성된 최고인민회의 제10기 제1차 회의에서 국방위원장에 추대됨으로써 북한의 최고통치권자의 자리에 취임했다는 식의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황장엽 씨는 ‘김정일의 권력승계는 74년 2월 그가 당 조직비서를 차지함으로써 사실상 끝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며 “김정일이 가지고 있던 직책 중 ‘당중앙위원회 조직비서’직이 이처럼 중요하지만 남한의 연구자들에게는 제대로 인식이 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당중앙위원회 조직비서’직책도 중요했지만 ‘수령 중심의 당·국가체제’인 북한에서 그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수령의 후계자’라는 절대적 지위였다”면서 “북한은 ‘수령’과 ‘수령의 후계자’가 모든 조직과 법제도 위에 군림하는 ‘수령의 유일적 영도체제’를 구축했기 때문에 김일성 사후 김정일이 곧바로 절대 권력을 행사하는데 제한이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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