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평양공연 북한내 저작권 인정될까?

2005년 8월 광복 60주년을 맞아 인기가수 조용필이 평양에서 연 공연이 남북의 방송을 통해 동시에 중계된 적이 있다.

이 경우 조용필의 공연은 북한에서 저작권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가 정답이다. 북한 저작권법은 `국가 관리에 필요한 저작물을 복제, 방송하거나 편집물 작성에 이용할 경우’ 해당 저작물을 자유 이용(fair use)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용필의 음반을 방송하는 일이 국가 관리에 필요하다고 북한이 인정한다면 가수에 대한 보상없이 얼마든지 방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세대 법대 남형두 교수는 10일 월간 `법조’ 4월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이런 사례를 예로 들면서 북한의 저작권법을 심도 있게 연구하고 남북간 저작권법 교류를 하루 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간 북한 저작물이 남한에 반입된 경우 우리 법원은 북한 저작권법이 아닌 남한 저작권을 적용해왔다. 우리 헌법이 북한에도 대한민국의 주권이 미친다는 이론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북한에 반입된 남한의 저작물의 저작권 범위가 어떻게 되는지는 사실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에 남 교수는 북한의 개혁 개방과 한류 확산 등으로 인해 북한 내부에 우리 저작물이 활발하게 유입되는 상황이어서 앞으로 남북간 저작권 분쟁이 예견되므로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북한 교류가 활성화하면 두 나라 사이 지적재산권과 저작물의 교류도 활발해지는 데 이에 대비하려는 노력이 거의 없었다고 남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또 국제 지적재산권 시장에서 남북한이 공동 대응해야 할 사안이 많아질 것이 분명해 이런 상황에도 준비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남북한을 하나의 저작권 시장으로 봐 각종 국제 저작권 사용 계약을 맺거나, 민족 단위로 논의되는 국제 저작권 무대에서 공조하기 위해서도 북한 저작권법 연구가 필수라는 것.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우리 방송위원회가 국제축구연맹(FIFA)에 추가 비용을 부담한 뒤 북한 전역으로 축구 방송을 송출한 사례가 있으나 이런 특수한 `추가계약’이 언제까지 가능하겠냐는 의문도 남북한 저작권 공동연구의 필요성을 반증하는 사례다.

남 교수는 “1992년 체결된 `남북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ㆍ협력에 관한 합의서’ 3장 부속합의서 14조에 따라 남북간 저작권 보호에 관한 세부 사항을 협의하는 실무회의를 열도록 돼 있으나 회의가 15년간 휴면 상태에 빠져있었다”며 “정치색이 옅은 저작권 교류를 정치적 이슈와 별도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북한의 저작권법은 = 남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북한은 헌법과 형법을 통해 저작권과 발명권을 보호한다고 규정해오다가 2001년 4월5일 최고 인민회의 제10기 4차회의에서 6개장 48개조의 저작권법을 제정해 채택했다.

북한에서는 법률 공포를 통해 법이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고, 법전으로 편찬되지 않아 남한에서 처럼 행위규범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게 남교수 설명이다.

북한은 2003년에는 저작권 관련 국제 조약인 `베른협약’에 가입했다. 이 조약에는 우리나라도 가입된 상태여서 북한에 있어 외국인에 해당되는 남한의 저작권자도 북한 주민과 같은 대우를 받게 돼 있다.

북한 저작권에는 체제 보호를 위한 독특한 규정도 포함돼 눈길을 끈다.

“출판ㆍ발행ㆍ공연ㆍ방송ㆍ상영ㆍ전시 같은 것이 금지된 저작물의 저작권은 보호하지 않는다”(제6조)고 규정한 것이 대표적으로, 북한 체제에 반대하는 출판물 등은 아예 저작권을 보호하지 않겠다는 의도를 반영했다.

저작물을 외국에 넘길 때 해당 기관의 승인이 필요하다든지(제21조 후문), 조용필 공연 사례 처럼 국가관리에 필요한 경우 저작물을 자유 이용할 수 있다는 규정 등은 북한 체제의 특수성을 보여주는 독특한 규정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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