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황위원장, 北인권태도 비난에 신경 많이 썼다”

▲사표를 낸 조영황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조영황(65)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사의표명 하루만인 26일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한 가운데, 한 인권위 위원이 “조 위원장이 북한 인권문제 등 사회적으로 민감한 현안과 내부 갈등 심화 등의 이유로 사의했다”고 말해 파장이 예상된다.

조 위원장은 전날 ‘고혈압 등의 지병 때문에 인권위 업무를 감당하기 힘들어 그만두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며 신병문제를 들어 사퇴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취임한 조 위원장이 임기 절반도 채우지 않고 돌연 사의를 표명해 사퇴 이유가 석연치 않다는 반응이 분분했다.

인권위 A 위원은 이날 오후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사회적으로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해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조 위원장이 많은 부담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특히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보수단체들과 여론의 비판에 대해 신경을 많이 썼던 것으로 안다”며 북한인권 문제를 첫번째 사퇴의사로 꼽았다.

인권위는 그동안 이라크 파병 반대, 국가보안법 폐지, 양심적 병역 거부 등 급진적인 주장을 하기도 했지만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일관되게 함구하면서 언론과 북한인권 단체들에게 강력한 비판을 받아왔다.

A 위원은 “조 위원장은 ‘인권위가 극단적인 진보파만 모여서 나라를 망친다’라는 여론을 무마시키기 위해 피곤한 행보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행보에도 “북한인권문제와 관련해서도 정치권과 보수단체에 인권위 입장을 설명했지만, 많은 비판에 직면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조 위원장 내우외환에 심적 부담감 커져

이어 그는 “조 위원장은 직원 성과급이나 인사를 독단적으로 한다는 일부 상임위원들의 비판이 있어 내부적으로 갈등을 빚어 왔다”고 말했다. 인권위 정책방향에 대한 주요 결정은 전원위원들의 합의로 이뤄지지만, 예산과 인사 등 사무처 업무는 위원장과 사무처장 위주로 결정해 일부 위원들이 이에 불만을 제기해왔다.

A 위원은 “조 위원장은 우리 사회에서 인권위에 대한 비판이 거세 심적 부담과 함께 내부에서도 절차적 문제와 인사문제에 대해 비난이 속출하는 등 설 자리가 없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B 인권위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조 위원장이 사의할 이유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이 부담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진행된 사의 표명의 과정과 두 위원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조 위원장은 인권위원장으로서 사회적으로 민감한 현안과 내부 업무추진 등에서 내우외환의 상황에 처해 있었고, 지난 22일 워크숍에서 전원위원들과의 의견 충돌로 더 이상 업무유지가 힘들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측된다.

당시 워크숍에서는 하루 전날 조 위원장이 사무총장과 단둘이 국회의장에게 인권보고서를 제출한 것에 대해 밀실보고라는 위원들의 비판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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