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길前국방 “그저 답답할 따름”

전직 국방장관과 합참의장, 육.해.공군 참모총장, 해병대 사령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 예비역 장성 77명은 31일 오전 서울 향군회관에 모여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추진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정부와 또 한번 대립각을 세웠다.

대부분 대장 또는 중장 출신으로, 역대 정부에서 군내 최고위직을 역임했던 이들 중에는 참여정부 첫 국방장관을 지냈던 조영길 전 장관이 포함돼 눈길을 모았다.

현 윤광웅 장관의 전임자로, 2004년 7월까지 국방장관으로 재직했던 그는 자신이 몸담았던 참여정부의 정책에 반대하고 나선 취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저 답답할 따름이다”고만 답했다.

그 외에 김성은.정래혁.서종철.노재현.이상훈 등 전직 국방장관 15명과 백선엽.김종환.유병현 등 전직 합참의장 9명도 함께 자리했다.

오전 11시 행사를 시작한 이들은 김성은 전 국방장관의 모두 인사 후 30여분간 취재진을 행사장 밖으로 내 보낸 채 비공개로 성명서 문구를 조정했다.

행사에 앞서 언론에 공개한 성명 초안에는 “전시 작통권을 당장 환수하더라도 괜찮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답답할 뿐이다’는 표현이 사용됐지만 회의를 거쳐 확정된 성명에서는 `우려를 넘어 심한 분노를 느낀다’로 수위가 한결 높아졌다.

또 “한반도에 전쟁이 재발할 경우 13만7천여명의 미군 장병을 비롯한 유엔군의 고귀한 희생과 지난 50년간 한국전쟁의 재발방지를 위한 한미양국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것”이라는 내용도 최종본에 추가됐다.

특히 성명 발표에 이어 열린 오찬에서는 전시 작통권 환수에 반대하는 향군의 `맹렬한’ 활동이 소개돼 이목을 끌었다.

박세직 재향군인회장이 오찬사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최근 향군 관계자와 만난 자리에서 전시 작통권 환수 문제와 관련, `현재가 좋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한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언급한 것.

박 회장은 “김홍래 향군 공군 부회장이 29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미 재향군인회 총회에서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만나 `전시작통권 시스템이 유지되기를 지지하며 한미동맹만이 한반도 평화를 보장할 수 있다’고 하자 럼즈펠드 장관은 `잘 들었다. 정치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또 “김 부회장은 이어 행사 참석차 방문한 라이스 장관을 짧게 만나 럼즈펠드 장관에게 말한 내용을 전하자 라이스 장관은 `잘 이해했다. 현재가 좋다고 생각한다. 럼즈펠드 장관에게 전하겠다’고 답했다고 전문을 통해 전해왔다”고 소개했다.

럼즈펠드 장관이 어떤 의도로 ‘정치적인 문제가 있다’고 발언했는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재가 좋다고 생각한다’는 라이스 장관의 발언은 ‘연합사 체제를 근간으로 하는 한미동맹이 좋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향군은 받아들이고 있다.

럼즈펠드 장관과 라이스 장관 발언의 정확한 속 뜻을 즉각 확인할 길은 없지만 작통권 환수에 반대하는 향군의 맹렬한 `활동’을 가늠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고 전시 작통권을 둘러싼 정부와의 대립각이 그만큼 더 첨예해 진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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