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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쓴소리’ 조순형 통합민주당 의원이 17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조 의원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출마선언식에서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고 50년 역사와 전통의 민주당을 구하기 위해 결단했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의 첫 일성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신랄한 비판으로 시작됐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의 무절제한 언행, 무능과 오만, 그리고 헌법무시와 위법행위로 인해 국가리더십은 실종되고 나라의 기강은 붕괴돼 국가원수의 지위마저 만신창이가 되어 버렸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참여정부의 ▲반시장적, 반기업적 정책으로 인한 경제난 ▲한미동맹약화∙주변국외교 냉각∙ 북핵문제가 중첩된 외교안보난 ▲국정파탄과 좌우대결정치, 편가르기 정치로 집권당이 와해되는 정치혼란 ▲빈부격차 ∙노사문제∙ 세대갈등으로 심화되는 사회혼란을 ‘4대 국난’으로 지목하면서 “이는 대통령의 리더십 결손과 통치공백 상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조 의원은 “외교∙안보난을 극복하기 위해 이완된 한미동맹관계를 공고히 하여 국가안보를 튼튼히 하고,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화해협력 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제3지대 신당 대통합’과 관련, 조 의원은 “명분과 원칙이 없는 무조건 식 대통합 경선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 의원은 “열린당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무조건식 대통합정당은 국민들에게 ‘국정실패 계승 정당’으로 인식되어 대선에서 필패할 것”이라며 “이는 곧 한나라당에 정권을 넘기는 어리석은 짓”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정실패에 책임이 없는 통합민주당이 중심이 되는 중도개혁대통합 정당만이 한나라당에 가 있는 중도적 유권자를 돌아오게 할 수 있다”면서 “명분과 원칙 없는 ‘대통합’으로부터 통합민주당을 지키고 중도개혁대통합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이미 통합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참여 의사를 밝힌 이인제, 김영환 두 경선후보도 ‘민주당 사수와 독자 경선’을 주장했다.
“민주당 지키겠다”…범여권 선호도 단숨에 2위 도약
이인제 의원은 “한나라당은 저주가 가득찬 절망의 경선을 하고 있고, 국정을 파탄낸 세력은 이리 흩어지고 다시 모여서 국민을 현혹하고 기만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을 지켜야 위대한 승리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영환 전 과기부장관도 “민주당을 지켜야 앞으로 우리의 미래가 있다”면서 “민주당의 가치, 지분, 존엄을 확보하기 위해 경선을 통해 독자후보를 세운 이후 신당 후보와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자”고 주장했다.
조 후보의 출마선언은 범여권의 ‘대통합’ 과정에 적지 않은 파장을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조 후보가 ‘민주당 사수’를 강하게 주장해 신당과의 합당 움직임도 강한 제동이 걸렸다. 또 ‘통합민주당’ 독자 경선 가능성도 높아졌다. ‘신당’ 경선에 참여하는 후보들에 비해 중량감이 떨어져 흥행을 점칠 수 없었지만 조 후보의 결합으로 흥행요소가 채워졌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범여권 후보 단일화에도 중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실제 CBS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 의원(10.2%)은 범여권 선호도에서 손 전 지사(35.3%)에 이어 단숨에 2위로 올라섰다. 일찍 범여권 경선 후보로 이름을 올린 열린당 주류세력인 정동영, 이해찬, 한명숙 후보가 5~6%의 지지율을 훨씬 상회한다.
민주당이 독자경선을 추진한다면 조 후보의 경선 승리가 가장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경선 승리 후 민주당 전통 지지세력의 지지를 발판 삼아 ‘신당’ 후보를 국정 실패 세력인 ‘도로 열린당’ 후보로 공격하면서 차별화 전략을 구사할 경우 범여권 단일화는 승부를 예측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한편 이날 한나라당은 이례적으로 조 후보의 출마선언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나경원 대변인은 “미스터 쓴소리, 깨끗한 이미지로 알려진 조 의원의 대선 출마는 여권의 우후죽순, 오합지졸 후보들과는 달리 자격을 갖춘 후보의 등장”이라며 “민주당을 고사시키려는 DJ와 노 대통령의 정치폭력에 맞서 민주당을 지켜내려는 결단”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