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은 왜 홍수피해 긴급 보도했나?

▲ 최근 내린 집중호우로 평양시내 살림집들이 물에 잠겼다고 조선중앙텔레비젼이 13일 보도했다.ⓒ연합

조선중앙통신이 북한의 홍수피해를 이례적으로 직접, 신속히, 구체적으로 보도해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이 통신은 14일 “7일부터 연일 내리는 무더기 비(집중호우)로 많은 인적, 물질적 피해가 발생했다”며 “12일까지 초보적으로 종합된 자료에 의하면 이번 무더기 비로 수백 명이 사망 및 행방불명 되고 3만여 동에 6만3천300여세대의 살림집이 파괴 및 침수됐다”고 전했다.

비록 인명피해가 정확히 보도되지 않았지만, 수만 정보의 농경지 침수·매몰·유실, 800여 동의 공공건물, 540여 개소의 다리, 70개소의 철길 노반, 1천100여대의 윤전기재(운수기재), 양수기·전동기 파괴 등 피해상황을 외부에 구체적으로 보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조선중앙통신을 비롯한 북한 공식매체들은 홍수피해 후 1달 가까이 지난 다음에 보도했다. 8.15를 맞아 오랫동안 준비해온 대규모 집단체조 ‘아리랑’ 공연을 중단할 만큼 홍수피해가 컸지만 보도에 신중을 기했다.

다만 일본의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를 통해 “549명의 사망자와 295명의 행방불명자, 3천43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주택 1만 6천667 동이 피해를 입어 2만 8천747 세대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1천180동의 공공건물과 생산건물이 피해를 입었고 농경지는 총 2만 3천974 정보가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북한 공식 매체의 보도 행태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주민들이 알아야 할 당정책 등은 노동신문, 3방송(유선방송)을 통해 보도하고, 주민들이 알아서는 안될 사실은 일체 보도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북핵 6자회담이나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의 자금동결 내막과 같은 것은 보도하지 않는다. 홍수피해, 살인사건, 화재 등등 ‘나쁜 것’은 보도에서 제외된다. 때문에 과거 북한에서 일어난 대형사고들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채 고스란히 덮어져 왔다.

두번째는 국제사회에 알려야 할 필요가 있는 문제는 ‘대외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조선신보를 통해 보도해왔다.

이번 조선중앙통신이 수해 상황을 이례적으로 빨리 보도한 것은 남한과 국제사회로부터 긴급구호 물자와 식량 등을 유치하기 위한 ‘동정심 유발’로 보인다. 더욱이 남북정상회담을 이용하여 ‘우리민족끼리’ 정신을 고양시켜 대북지원을 촉구하기 위한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내부에서 발생한 피해를 공개하기 시작한 것은 용천열차 폭발사고(2004. 4) 때부터이다. 북한당국은 외부 원조를 받을 수 있는 사건이라면 이때부터 사실상 ‘체면’보다 실리를 추구해왔다.

그러나 북한이 이번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시작으로 객관적 보도원칙(?)을 정례화 할 가능성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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