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신보 “검증의정서, 검증착수 의미 아니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12일 북한과 미국이 검증의정서에 합의한데 대해 “검증절차에 대한 합의점을 이뤄냈을 뿐 핵신고서에 대한 검증 작업이 당장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조선신보는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행동 대 행동 원칙의 관철’ 제목의 인터넷 기사에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이날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우리가 10.3합의의 완전한 이행을 전제로 해 핵시설 무력화 대상들에 대한 검증에 협력한다”고 밝힌 점을 상기시키며 에너지 지원이 완료되고 불능화 단계가 완전히 끝나야 검증작업에 착수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신문은 또 검증합의서에 대해 “다른 관점”에서 “적극적인 의의부여도 할 수 있다”며 “10.3합의가 이행된 다음 단계에 들어가서 상정해야 할 검증문제를 (북측이) 앞질러 풀어준 것은 조선(북한)측이 금후의 사태진전에 대한 그 나름의 확증을 잡았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조미처럼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교전 쌍방이 ‘행동 대 행동’ 원칙에서 크게 벗어난 일방적 행동을 취할리 만무하다”면서 “이렇게 놓고 보면 이번 기회에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전환에 관한 어떠한 담보를 줘 조선과 관계에서 행동 대 행동 원칙을 존중하는 모양새를 취했다는 추측도 가능하다”고 말해, 힐 차관보 방북 때 미국측이 당국간 군사회담 등 고위급 회담이나 평화체제 구축 같은 북측의 ‘입맛’을 당기는 제안을 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 힐 차관보의 지난 1-3일 방북은 부시 행정부에게 “위기를 회피하기 위한 마지막 기회”였고 북측은 힐 차관보에게 “평화적 해결을 위한 방도를 제시하고 이와 관련한 최후통첩을 했다”고 말해 북한이 이번 검증안의 초안을 제시했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신문은 “6자나 조미 사이의 그 어떤 합의들에도 핵신고서에 대한 검증문제를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의 조건부로 규제한 조항은 없다”며 “조선측은 미국내의 사정을 고려해 임기 말기의 부시 정권이 행동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마지막 아량을 베풀어주었는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북한이 “앞으로도 대미 외교에서 행동 대 행동 원칙을 확고히 견지하고 보다 완강하게 주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뒤 미 대선으로 “조선반도를 둘러싼 정세에는 변수가 많다”며 “조미 직접대화를 통해 검증의 난제를 풀었던 부시 정권이나 내년 초 출범하게 될 새 정권이 어떤 행동을 취할지 두고 봐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어 10.3합의 이행이 지연된 것은 “미국이 어느 합의에도 없는 국제적 기준의 핵신고서 검증을 조선측에 강요”했기 때문이고 검증문제로 대립이 장기화될 경우 2006년 핵실험 이전 상황으로 되돌아 갈 수 있었다며 검증의정서 합의는 “조선의 강경대응이 가져온 타결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합의과정을 보면 결과적으로 부시 행정부의 “협상추진세력에게는 전화위복의 전환점”이었고 “조미 적대관계 청산의 전략적 결단을 주저하고 항상 우유부단한 행보를 보였던 부시 정권하의 미국에서는 위기가 대화의 명분을 세우는 거꾸로 된 상황이 되풀이돼 왔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끝으로 핵검증 문제로 북미 협상이 벌어질 때 일본이 대북제재 연장을 결정했고 이명박 정부는 “실용주의에 기초한 동족대결책에 계속 매달리고 있다”며 “부시 정권의 우왕좌왕에 기인한 핵문제의 우여곡절에서 교훈을 배우지 못하고 대미추종을 정책기조로 삼았던 위정자들은 앞으로 조미가 검증문제의 타결을 계기로 다음 단계의 걸음을 내딛게 되면 대세의 흐름에 올라타지 못한채 궁지에 몰릴수 있다”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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