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신보, 日 강제연행 피해자 증언 특집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27일부터 ‘일본을 고발한다-강제연행 피해자들의 증언’이라는 주제로 특집물을 잇따라 내보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특집물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포함해 강제징용 및 강제노역 피해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게재하며 일제의 만행과 잔혹성을 고발하고 사죄와 배상을 촉구했다.

특히 북한에 생존해 있는 위안부 피해자인 박영심(83) 할머니의 체험담을 통해 “일본군이 조선처녀를 죽여 가마솥에 넣어 끓인 뒤 고깃국으로 만들어 먹였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소개했다.

또한 소학교 졸업을 앞두고 학교장의 ‘감언이설’에 속아 일본
에 끌려가 강제노동을 한 김세국(76) 할아버지는 “함께 끌려온 이신자라는 처녀가 감독의 채찍질을 피하려다가 1천도가 넘는 양잿물 가마에 빠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시신을 꺼내보니 살은 다 떨어지고 뼈만 남았는데 말이 아니었다”면서 “일본인 감독은 ‘조선처녀가 죽은 것은 우리와 상관없다. 장례를 치른다면 너희들끼리 치러라’며 파리가 죽은 것처럼 대했다”며 일본인들의 만행에 대해 몸서리를 쳤다.

함경북도 청진제철소에서 소년 노동을 강요당하다가 징병으로 끌려간 조인화(79) 할아버지는 “일본군들은 ‘천황폐하를 위해 싸우다가 자폭하라’고 전쟁터로 내몰았다”며 “8월 15일 당일까지 죽음의 전쟁터에서 별의별 생지옥을 경험했다”고 술회했다.

청소년 노동자를 모집한다는 ‘광고’에 속아 15살 나이로 일본의 한 군수공장에서 일한 전룡복(76) 할아버지는 “노동시간은 하루 14~18시간, 식사는 콩 찌꺼기에 단무지 2∼3조각밖에 차려지지 않았다”며 “우리를 일본에 끌고갈 때 놈들은 하루 70전의 노임을 준다고 했으나 거기서 일하는 동안 한 푼도 받은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소학교 졸업 후 인천의 한 기계조립공장에서 강제노동에 시달린 안성득(75) 할아버지는 “1945년 3월 초 옆에서 잠을 함께 잔 황기철이라는 14살난 소년이 열이 몹시 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해 대열점검에 나가자 일본인들이 사정없이 걷어찼다”며 “이 소년은 ‘엄마야, 엄마야’라고 허우적거리다 눈도 감지 못한 채 숨을 거뒀다”고 아픈 기억을 더듬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