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과 한국 국적이 공존하는 조선학교

양영희 감독의 영화 ‘디어, 평양’에 이어 김명준 감독의 다큐멘터리 ‘우리 학교’가 재일 조선인의 삶에 대해 주목하게 만든 가운데 ‘SBS 스페셜’이 60년의 역사를 가진 도쿄 에다가와의 조선학교인 도쿄조선 제2초급학교(교장 송현진 외 교사7명, 전교생 65명)를 장기간 밀착 취재한 내용을 방송한다.

29일 오후 11시5분 방송되는 ‘SBS스페셜-도쿄,제2학교의 봄’은 2005년 9월 방송된 ‘나는 가요-도쿄, 제2학교의 여름’ 후속 편으로 제2학교가 정부로부터 무상으로 대여받아 사용해오던 학교의 운동장을 도쿄도 정부가 반환하라고 소송을 냄으로써 벌어진 재판문제를 다루고 있다.

송현진 교장과 교사, 60여 명의 아이들에게 지난 3년3개월은 학교가 생긴 이래 최대 위기의 시간이었다. 제2학교가 수십년간 무상으로 써 오던 학교의 운동장에 대해 2003년 12월 도쿄도 정부가 반환 소송을 낸 것.

일본 정부가 과거 조선인 강제 이주의 역사적 책임을 이유로 합의문서까지 만들어 줄곧 무상 대여해온 이 땅을 하루아침에 돌려 달라는 것을 제2학교 사람들은 이해할 수가 없다. 학교가 사라지면 동포사회가 무너져 버린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3년3개월 재판 동안 큰 힘이 되어준 것은 남한도 북한도 아닌 일본 시민사회 사람들이었다. 조국의 남쪽은 너무 무관심했고 북쪽은 너무 힘이 없었다. 학교는 제18차 마지막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이들의 모습과 함께 프로그램은 재일동포 4세인 태해와 장사를 통해 조선학교에서의 국적의 의미를 알아봤다. 장사는 자신의 국적이 대한민국이라고 말하는 반면, 태해는 자신의 국적이 조선적(사실상은 국적이 아니라 식민지 시대 일본에 건너온 ‘조선반도 출신’임을 말하는 하나의 기호)이라고 말한다.

제작진은 “제2학교 학생의 국적을 조사한 결과 놀랍게도 30%나 되는 대한민국 국적 학생들이 있었고 일본 국적을 지닌 학생도 한 명 있다”면서 “대한민국 아이들이 왜 총련계 조선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이 아이들에게 분단된 조국의 국적이 어떤 의미인지 알아봤다”고 밝혔다.

제2학교의 송현진 교장은 “조국이 분단돼 일본에 사는 동포들이 너무 힘들다. 조국만 분단된 것이 아니라 동포사회도 분단됐다. 아이들에게 ‘남쪽’을 가르쳐야 할지 ‘북쪽’을 가르쳐야 할지 고민”이라며 “일본 땅에서 받는 차별도 통일이 되면 거의 사라질 것만 같다. 통일만 되면 일본의 조선학교도 더욱 살아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제작진은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우리나라’는 이미 대한민국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도 아닌 한반도 전체를 의미한다”며 “제2학교의 선생님과 아이들은 ‘남한 사람’, ‘북한 사람’보다도 더욱 절실하게 통일을 원하고 있다. 식민지 지배국가에 살면서 분단된 조국을 두어 차별받고 가슴 아팠던 기억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라고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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