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남북 당국대화 물꼬 터질까

북한의 ‘조류독감’ 사태를 계기로 9개월간 경색된 남북당국간 대화재개의 물꼬가 터질 지 여부가 주목된다.

정부는 조류독감에 대한 방역 지원을 위해 조만간 관계당국간 접촉을 북측에 제의할 예정이어서 이에 대해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28일 “지난 해 4월 룡천 폭발사고 때처럼 남측의 관심과 지원을 북한이 긍정적으로 수용할 것인지 여부가 주목된다”며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가 당국간 대화 재개 여부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측이 우리 정부의 지원을 수용하기로 결정해도 당장 당국간 대화로 연결되기는 힘들겠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대화가 열릴 수 있는 긍정적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정부가 누구의 이름으로 어떤 형식의 대화를 제의할 것인지, 또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의 조류독감 발병 확인과 관련, “폐쇄사회임을 감안할 때 룡천사고 때처럼 외부 세계의 지원을 받을 용의가 있음을 밝히는 동시에 자기들만의 힘으로 전염확산 방지 등 대처능력에 한계가 있음을 자인한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3시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이봉조 통일부 차관 주재로 농림,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열고 방역 지원 대책 등을 논의했다.

정부는 회의에서 관련부처간 회담을 북측에 제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여의치 않으면 실무 차원의 접촉을 통해 조류독감 방역을 위한 기술과 장비를 지원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조류독감 발생 지역이 평양 일원인 점을 고려하면 룡천 사태 당시와 같이 남측으로부터 대대적 지원을 받기 힘들 것”이라고 말하고 “의료 전문가 파견 문제 역시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라면 모를까 한국의 보건 전문가들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조류독감 사태가 북한 주민들의 식량난을 크게 악화시킬 정도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닭고기는 쌀이나 옥수수처럼 주식이 아니라 부식인데다 일반 주민보다 주로 군인이나 고급 간부들에게 우선적으로 공급돼 온 만큼 일반 주민의 영양생활에 대한 영향력도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남북경협국민운동본부는 28일 보도자료에서 “주민들의 가장 중요한 영양공급원인 닭고기의 전면 공급 중단은 또 다른 식량난 재앙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정부에 대북 방역지원을 위한 특별대책기구를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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