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없이 받아온 北, 버릇 나빠진 아이처럼 성내”

이명박 정부가 ‘비핵·개방·3000’을 남북관계에서 실현하기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적용 방안을 수립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 아시아재단의 스콧 스나이더(Sneider) 선임연구원은 9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정책 구상 자체는 보수나 진보에 치우치지 않은 중도적인 것으로 본다”면서 “하지만 비핵화의 의미와 인도적 지원을 위한 조건 등 매우 모호한 측면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는 대북정책 적용 방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지난 10년 간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관해 침묵한 것은 이 대통령을 실용보다는 보수에 가깝게 인식되도록 했고, 북한은 이를 전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관계센터의 존 페퍼(John Feffer) 국제문제 담당국장은 ‘비핵·개방·3000’ 구상에 관해 “일정 기간 외부 지원을 통해 북한경제의 확대를 꾀한다는 목표는 현실적이지만, 이를 적용하는 것은 훨씬 어려운 일”이라고 분석했다.

페퍼 국장은 “국가소득 확대는 북한도 원하는 것이지만 북한은 한국의 도움보다는 세계은행(WB)이나 국제통화기금(IMF)과 같은 국제사회의 도움을 통해 이를 이루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북한의 입장에서는 경제적 지원을 위해 이명박 정부가 제시한 조건보다, 국제사회의 조건이 받아들이기 더 쉬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방송은 미 전문가들 사이에서 최근의 남북관계 경색의 원인으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보다는 북한의 전략적 선택에 의한 것으로 꼽는 견해가 있다고 밝혔다.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남북교류가 둔화된 것은 실질적으로 북한의 선택”이라면서 “북한은 고의적으로 남북관계에서 물러서고 있고, 이를 통해 한국 내부의 논쟁을 키우려 한다”며 이른바 ‘남남갈등 조장’을 지적했다.

그는 또 “한국에서 새 정부에 대한 압력이 높아지면서 대북정책에도 작지만 변화의 조짐이 있다”면서 최근 식량 지원 문제에 관한 통일부의 입장 변화와 이명박 대통령이 현충일 기념사에서 지난 정부의 대북정책 성과를 언급한 점을 꼽았다.

한편, 해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Bruce Klingner) 선임연구원은 남북 간 관계개선과 교류확대를 위한 선택은 북한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용주의를 표방한 이명박 정부는 북한에 더 많은 조건을 제시하고 상호주의와 투명성을 요구했다”면서 “하지만 북한은 지난 10년 간 한국으로부터 조건없는 지원을 받았고, 이제는 마치 버릇 나빠진 아이가 성을 내는 것처럼 거칠게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새 한국 정부로부터 과거와 같은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북한도 이제 새로운 과정으로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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