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신당 갈길 바쁜데 ‘내부 분란’에 휘청

▲민주당 박상천(좌),김한길 공동대표 ⓒ연합

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이 다음달 5일 창당 일정을 확정하고도 내부 갈등이 불거지는 등 순탄지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과의 합당문제가 미궁에 빠지고 시민사회세력과의 지분 싸움까지 발생하자 내부에서 조차 ‘잡탕 정당’이라는 비아냥이 새나올 정도다. 기본 범여권 대선주자들과 손 전 지사와의 갈등도 당내 분란을 부추기고 있다.

신당의 통합 대상인 중도통합민주당 박상천 대표는 31일 의원총회에서 “제3지대 신당이 국정실패에서 자유로운 중도대통합 정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되, 관철되지 않을 경우 통합민주당 독자노선을 통해 대선후보를 뽑아 후보단일화를 하는 문제를 검토하면서 압박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통합신당 참여를 밝힌 김한길 대표는 “대통합 신당만이 마지막 남은 유일한 희망이자 노아의 방주”라며 “창당 이전에 통합민주당이 당대당으로 합류해야 한다는 것은 우리 주장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대통합 실현을 위한 우리 나름의 결단”이라고 박 대표의 동참을 거듭 촉구했다.

그러나 박 대표의 독자노선 사수 의지는 더욱 확고해 보였다.

박 대표는 “돌아가는 판세는 열린우리당의 국정실패를 이끈 세력을 몽땅 다 참여시키는 잡탕식 정당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며 “열린우리당의 위장폐업, 신장개업 정당이라는 인식을 주면서 만들어진 정당으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면 다른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통합민주당만의 독자리그를 해서 대선후보를 뽑고 제3지대 신당의 대선후보와 지지도 경쟁을 벌여서 10월 말이나 11월 쯤에 후보단일화와 대통합을 함께 하는 것이 어떠냐 하는 논의가 있다”며 “아직 나는 이 논의에 직접 언급을 안했지만 이것도 중도개혁세력이 중심이 된 대통합으로 가는 하나의 길일 수 있다”고 밝혔다.

미래창조연대 “신당 불참도 불사”

신당 내부에서 벌어지는 지분다툼은 갈수록 가관이다. 30일 미래창조연대는 60여명의 중앙위원들이 참석한 내부 회의 후 신당 불참 가능성까지 시사한 바 있다.

미래창조연대는 신당의 상임중앙위원과 실무조직의 지분 비율을 시민사회진영과 정치권이 1대1로 구성하고 ‘올드보이’ 이미지의 정치인을 배제한 참신한 대표체제로 신당이 거듭나야 한다는 것을 요구사항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기존 정당 출신 인사들은 “시민사회진영이 오히려 지분 챙기기에 혈안이 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당을 이끌 새 지도급 인사를 찾기도 어려움에 봉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신당을 이끌어나갈 대표에 백낙청 서울대 명예 교수, 한승헌 변호사, 변형윤 사울대 명예 교수 등이 거론됐으나 정작 당사자들은 정중히 거절하고 있다.

범여권 대선 예비 주자들은 신당이 손학규 전 경기지사만 후보로 내세우고 다른 주자들을 들러리로 만들려는 게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최근 범여권 주자들이 손 전 지사의 정치이력을 문제삼아 앞다퉈 공세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인식과 맞물려 있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29일 ‘국민통합추진운동본부’ 발족식에서 “과거에 발 담그고 있던 사람이, 금방 미래 세력이 될 수 없다. 미래 세력이란 과거 세력과 싸워 본 경력이 있는 사람, 싸워 승리한 경험이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미래 세력이 될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이라며, 손 전 지사의 출신을 문제삼은 바 있다.

주자간 세력다툼, “우리가 손학규 들러리냐”

대선 예비주자인 김혁규 의원도 최근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신당이라는 게 결국 `손학규 당’을 만들려고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 의원의 한 측근은 “신당은 현재 창당작업을 진행중이고 열린우리당은 12, 13일께 합당을 결의할 예정이다보니 당직배분 등에서 소외되는 등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한명숙 전 총리도 “열린우리당 당적을 갖고 있는 주자들의 경우 시도당 창당 등에서 배제되는 데 대한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범여권이 `작은 대세론’에 갇혀 특정인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외부에 비쳐질 수 있다. 손 전 지사는 모든 기득권을 다 버리고 대통합 밀알이 되겠다는 당초 약속에 충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손 전 지사측 이수원 공보실장은 “지금 논란의 중심은 시민사회와 정치권이 1대1로 지분을 나눠야 하느냐 하는 점이지 우리쪽에서 지분싸움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여타 주자의 네거티브 공세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을 생각이며, 국민에게 희망과 비전을 주는 정책 제시에 주력하겠다”고 반박했다.

이는 손 전 지사 진영으로 열린우리당 탈당 의원들과 민주당 출신, 동교동계 인사들의 쏠리면서 타 진영이 세 확보가 위기에 봉착한 데다 손 전 지사 지지조직인 선평련이 신당 중앙위원과 실무당직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시.도당 창당과정에서 세력을 넓히고 있는 것이 사건의 발단이다.

현재까지 진행된 창당 실무협의 결과 선평련은 전체 중앙위원 200여명 중 50여명, 실무 당직자 30명 가운데 8명을 차지한다. 나머지 실무 당직자 22은 우리당 출신 8명, 시민사회 출신 8명, 민주당 출신 6명으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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