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국 탈북자 성범죄 ‘심각’…법적 보호 난망

조두순, 김길태 그리고 김수철까지 엽기적인 성범죄자들의 출현으로 ‘미성년 성범죄’에 대한 한국 내 여론이 뜨겁다. 최근 국회에선 성범죄자들에 대해 화학적 거세까지 거론되면서 엄중 처벌을 예고하고 있다.


북한 역시 폐쇄적 특성으로 감춰지고 있지만 ‘아동 성범죄’가 심각하다. 당국의 교육 등의 대책부실과 남성중심의 사회적 분위기로 인한 ‘은폐’로 표면화되지 않고 있을 뿐이다. 본지도 김길태 사건 당시 이 같은 실태를 보도한 바 있다. (3월22일 기사보기)


그렇다면 북한을 탈출한 후 중국 등 제3국에 체류하고 있는 여성 탈북자들의 경우는 어떠할까? 탈북자라는 특성상 이들은 ‘성범죄’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인신매매에 따른 ‘강제적’ 경우에서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자발적’으로 성범죄 길을 걷기도 한다.


“입국과정에서 브로커들에게 성범죄를 당했거나 제3국 체류 당시 인신매매, 화상채팅 등 인터넷 성범죄 등에 신분에 제약을 받는 탈북자들은 고스란히 노출된다.”


몇몇 탈북자들은 이 같이 증언했다. 다만 탈북자들은 “국내 입국 후 탈북자들은 자신의 ‘성범죄’ 피해 사실 등에 대해서는 수치심 등으로 입 밖에 꺼내지 않는다”고 전했다. 거주 탈북자들 사이에선 ‘성범죄’ 노출된 사실 등은 ‘금기’로 여긴다는 지적이다.


제3국에 거주하는 탈북자들이 ‘성범죄’ 노출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다. 생계를 위해 어쩔 수없이 몸을 팔거나 중국 인신매매 조직에 노출될 경우다.


2008년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A씨는 “부모와 함께 북한을 탈출한 딸이 직업을 구하기 힘든 부모를 위해 밤마다 클럽에 가서 남자에게 몸를 팔았다는 소문을 들은 적 있다”고 말했다.


2001년 탈북, 중국에서 8년간 생활하다 2009년 입국한 탈북자 B씨도 “중국에서 탈북자가 어엿한 직장을 구한다는 것은 어렵다. 당시 10대 후반에서 20대 후반의 여자애들이 술집, 노래방 등에서 몸을 파는 것을 본적이 있다”고 전했다.


B씨는 “이들 중 돈을 벌기 위해 자발적인 얘들도 있었겠지만 인신매매를 통해 끌려온 여자들이 많다”면서 “탈북 당시 브로커가 3~4명의 여자들을 이끌었는데 어느 날 가장 어린 여자애를 따로 데려가 성폭행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브로커는 인신매매 조직원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탈북자 C씨도 “몇 년 전 중국에서 당시 17살이었던 여자애가 석회석광산에서 일을 했는데 중국인 인부들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었다”며 “이후 국내에 입국했지만 대인기피증이 생겨 사회생활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유와 생계를 위해 탈북을 선택한 탈북자들은 특수한 신분으로 인해 법∙제도적 보호를 받지 못해 ‘성범죄’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상황을 악용, 사욕을 챙기는 일부 브로커들로 인해 2중 3중의 고통을 겪고 있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이들을 보호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탈북자들이 북한에 두고 온 가족들의 신변안전을 고려해 관련 사실을 알리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특히 브로커들에 의한 ‘성범죄’는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영환 (사)북한인권시민연합 조사연구팀장은 “(성범죄)피해 탈북자들에게 사건의 정황을 듣고 가해자가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해도 나서지 않는다”며 “이는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들의 탈북 과정에서(브로커 이용) 불이익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특히 “탈북자들 사이에서 ‘여자애 때문’이라며 가해자를 두둔하는 입장도 있다”고 말했다. 남성 중심적 사고와 피해자가 아니더라도 악심을 품은 가해자로 인해 북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해가 갈까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전언이다.


중국 내 탈북자들은 ‘난민’으로 규정되지 않아 법적 보호가 어렵다. 국내에 입국하더라도 탈북자들이 관련 사실을 쉬쉬하고 있고, 증거 확보도 어려워 처벌 자체가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착지원을 돕는 하나원도 “탈북자들이 성범죄에 노출됐을 수도 있지만 정확한 사실 확인은 되지 않는다”면서 “하나원은 한국 사회 적응 훈련이 주요 업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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