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통일 반대’ 김정은 신년사, 체제불안 엿보여”

북한 김정은이 1일 육성으로 발표한 신년사에서 남북관계·통일에 대해 적지 않은 부분을 할애, 향후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 조성에 적극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경제분야에서는 ‘인민생활 향상’을 강조하고 구체적 지시가 포함되었지만, 작년에 비해 비중이 약화됐다는 평가다.


김정은은 이날 신년사에서 올해는 분단 70주년이라며, “자주통일을 열어가는 대통로의 해”라고 강조했고, 남북관계에 대해선 “북남관계의 역사를 새롭게 써야 한다” “최고위급 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고 언급했다. 


또한 “대화와 협상, 교류와 접촉을 활발히 해 끊어진 민족적 유대와 혈맥을 잇고 대전환, 대변혁을 가져와야 한다”며 “남한이 진실로 대화를 통하여 북남관계를 개선하려는 입장이라면 중단된 고위급 접촉도 재개할 수 있고, 부분별 회담도 할 수 있다”고 적극적인 모양새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 마련”이라고 언급했던 것보다 진전된 입장으로, 분단 70주년인 올해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북한인권’ 문제 등으로 국제사회의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출구를 찾기 위해 ‘남북정상회담 가능성’ 언급과 같은 유화적 메시지를 던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신년사에서 “분위기와 환경이 마련된다”는 조건이 붙은 것은 ‘제2의 6·15’를 만들겠다는 속내로 북한의 대남 전략은 큰 틀에서 변한 게 없다는 것이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데일리NK에 “북한이 경제강국 건설을 위해 먹는 문제 해결을 강조, 이에 대한 성과를 내겠다고 밝힌 만큼 이런 문제를 남북 관계의 큰 변혁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연구위원은 이어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어 있는 현 상황을 탈피하는 데 남북관계 개선 카드를 활용하겠다는 것”이라며 “여러 가지 조건들이 붙어 향후 진정성 있는 행동을 보여줄지는 미지수인 만큼 정부는 북한의 의도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작년 신년사에서도 남북관계 개선을 언급했지만, 대북전단, 인권결의안 문제 등으로 비난을 이어갔다”면서 “그래도 이번 신년사는 작년보다 진전된 입장을 보인 것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상황이기 때문에 남북 관계에서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전쟁연습이 벌어지는 분위기 속에서 신의 있는 대화가 이뤄질 수 없다”는 언급한 것에 미뤄볼 때 지난해처럼 한미연합훈련을 걸고넘어지면서 남북관계 개선 악화에 대한 책임을 우리 정부에 또 다시 전가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남한은 북남 사이 불신과 갈등을 부추기는 제도통일을 추구하지 말아야 한다”는 대목에서는 북한이 향후 우리 정부의 통일 정책을 두고 대화의 틀을 깰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 연구위원은 “그동안 북한이 우리 통일 움직임에 대해 흡수통일이라고 하면서 비난한 것이 이번에 최고지도자의 목소리로 나오게 된 것”이라면서 “이런 김정은의 모습에서 ‘왜 남한은 자꾸 우리에게 통일을 강요하느냐’는 절박한 심정이 엿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사회주의 통일을 하자’고 지속 언급했던 김일성과는 달리 ‘체제 통일 반대’ 입장을 내건 김정은의 모습에서 체제가 흔들리고, 주민들의 당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는 두려움이 묻어난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이번 신년사에서 경제분야에 전반에 구체적인 지시까지 나왔다. 특히 지난해 발표한 경제개발구 개발과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구 개발사업을 적극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한 대북전문가는 “관광과 경제개발구를 언급한 것은 외화를 유치해 달러 벌기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것”이라며 “경제특구가 성공하려면 시장경제 시스템 마련과 투자에 대한 안정성이 담보돼야 하는데 여전히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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