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 앞둔 군인들 부업지 인근 주민 농작물 훔쳐 목돈 마련”

북한 군인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 일대 북한 군인들(기사와 무관). /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군부대 부식 재료를 생산하는 부업지 작업에 투입된 병사들이 주민들의 텃밭에 있는 농작물을 마구잡이로 훔치는 절도 행각이 급증해 주민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29일 전했다. 

북한 당국은 올해 들어 군인들의 민가의 음식이나 물품을 훔치는 행위를 막기 위해 모내기 철부터 부업지 군인의 인민군 복장 착용, 총기 휴대, 개인 행동 금지 등 군율을 강화하는 지침을 내렸지만 군인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청진시 부업지 농사에 동원된 군인들이 가을을 맞은 주민들의 개인 텃밭들에 달려들어 옥수수나 고추를 강탈해가고 있는데 이 때문에 주민들이 피해가 막심하다”고 말했다. 

청진시 등 이 지역 부업지 농사에 동원된 군인들은 김매기를 마치고 주요 병력들이 부대로 복귀한 상태이고, 군 복무기간이 1년 정도 남은 고참 병사들이 남아 작물을 관리하고 있다. 

제대를 코앞에 둔 군인들은 배가 고파서 농작물을 훔치기보다는 사회 복귀를 준비하면서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절도 행각을 벌이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들은 주민들의 밭에 몰래 들어가 고추, 옥수수 등을 훔쳐 시장에 넘긴다고 한다. 

일부 군인은 농장원들이 농장에 작업을 나간 사이나 야밤에 소달구지까지 끌고 가서 고추밭이나 옥수수밭을 헤집어 놓기 떄문에 피해가 극심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더욱 큰 문제는 밭 주인들이 이를 발견하고 제지해도 이미 따놓은 농작물은 태연히 가지고 간다는 점이다. 주인이 반발하면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제대를 앞둔 군인들은 겁이 없어서 밭을 전부 탕치다시피 옥수수를 도적질해 가서는 숙소에서 삶아서 값을 더 올려서 장사꾼들에게 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군인들은 국가 협동농장은 손대지 않고, 개인 밭에서만 농작물을 훔친다. 협동농장에서 당국에 신소를 제기할 경우 문제가 커져 신상 처벌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텃밭에서 입은 피해는 보안서에 신고해도 제대로 된 수사나 처벌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주로 농장원으로, 1년 분배가 부족해 텃밭 농사로 식량을 조달하기 때문에 군인들의 절도로 피해를 입으면 먹고 사는 문제가 어려워지게 된다. 피해 주민들이 군부대를 찾아가면 ‘출입금지’라는 답변만 듣게 된다고 한다.  

소식통은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군인들은 죄책감은 커녕 ‘제대 준비 많이 했는가?’ ‘어느 지역으로 가면 달려들기 좋다’는 말로 정보교환까지 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