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도 제대로 안 받았는데…北 청소년 3명, 자동차 공장서 사망

소식통 "기기 이상으로 수명 사상...당국의 생산량 확충 재촉에 17세 노동자 현장 투입"

북한 평안남도 덕천시에 위치한 승리자동차연합기업소의 모습. /사진=북한 웹사이트 내나라

당국이 연일 제조업의 생산 확대 등 경제 개혁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대표적인 자동차 생산 공장에서 설비와 관련된 안전사고가 발생해 10대 노동자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에 “덕천 승리자동차종합공장에서 설비 문제로 여러 명의 노동자들이 중상을 입고 병원에 실려갔다”며 “이 중 3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전체 사상자가 몇 명인지는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지만 최소 5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자 3명을 제외한 다른 부상자들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모두 중상을 입어 생명이 위독한 상황이라고 한다.

노후된 설비에 불규칙하게 들어오던 전압이 갑자기 높아져 기계에 문제가 생기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상해를 입은 노동자들은 모두 고급중학교(우리의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17세의 청소년들로 최근 자동차공장에 배치됐다고 한다.

이들이 설비 작동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태에서 작업에 투입돼 기계 조작에 미숙했던 것도 인명 사고로 이어진 원인이 됐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이번에 배치 받은 인원들에 대해 설비 작동이나 안전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며 “빨리 생산량을 늘이라고 하니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바로 현장에 투입한 것”이라고 전했다.

사고가 발생한 해당 작업장은 능숙한 기능공들이 많지 않아 인력이 부족한 데다 노후된 설비로 인해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10대 사회초년생들이 승리자동차공장에 배치 받으면서 인력 부족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번 사고로 또다시 인력 공백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공장에서는 소속 노동자들에게 사고에 대해 함구할 것을 지시했지만 부상자가 여러 명인데다 3명의 사망자까지 발생하자 인근 주민들에게도 소식이 삽시간에 퍼졌다.

이에 주민들은 “10대 아이들이 안타깝게 죽었다” “이번 사고는 아이들 잘못이 아니라 낡은 기계와 불규칙한 전압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는 반응이다. 사고의 책임이 기업소와 당국에 있다는 생각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아무리 자력갱생을 한다고 해도 낡은 기계가 새것이 될 수 없고, 없는 전기를 돌게 할 수도 없는 것 아니겠냐”면서 “기본 설비나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생산만 많이 하라고 다그치니 이런 인명 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