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군인 대학가기…’金’ 호위부대 출신은 특혜

해마다 8월이면 전국적으로 제대군인 대학 입학시험이 열린다. 제대군인이란 말 그대로 만기복무하고 제대한 군인을 말한다.

이러한 시험 제도는 북한의 장기 복무제도와 군 출신 우대, 성분중심 사회가 버무려져 만들어진 기형적인 제도라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이들 중에도 가장 혜택받는 대상은 김정일 호위부대 출신이다.

제대군인들의 경우 대학에 합격하면 출세에 유리한 점이 참으로 많다. 조선에서는 군사복무, 입당, 대학졸업을 모두 갖춘 사람을 최고로 꼽았다. 지금은 많이 변했지만 여전히 군사복무를 마치고 입당한 제대 군인이 대학졸업장을 쥐면 좋은 직장을 손에 쥘 수 있다.

우선 학생초급일꾼으로 발탁되어 순조롭게 대학생활을 헤쳐갈 수 있고, 졸업 후 사회배치에서도 유리하다. 따라서 기를 쓰고 대학에 가서 졸업장을 손에 쥐고 싶어한다.

이 시험에는 제대군인과 함께 보위부나 군부대에서 대학교육을 위탁하는 위탁생, 중학교 졸업 후 5년 이상의 사회생활 경험을 가진 현직생(남자)들도 함께 시험을 치른다.

시험에 합격하면 9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대학에서 예비과 교육을 받는다. 그리고 4월 1일부터 새로운 신입생들과 학급을 꾸려 정식 대학교육을 받기 시작한다.

김정일 호위부대 출신들은 100% 입학추천

제대군인 가운데는 10~13년 만기제대자, 5~7년 복무 후 입당(入黨)한 사람 등 다양한 경력의 군인들이 포함된다. 이들 중에도 특히 974제대군인(김정일 호위부대 출신)과 명예위병대(의장대 해당) 출신에게 대학입학 우선권이 주어진다.

974부대 출신자들은 중학교를 졸업하는 16~17살에 입대하여 13년 동안 복무하고 30살에 제대할 때까지 부모들의 면회는 물론이고 가족들과 연락도 차단된다. 때문에 대학입학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사회에 나와서 “머리 긴 사람(여성)은 13년 만에 처음 본다”고 말하는 제대 군인들도 있다.

제대군인이라 해도 대학입학 추천을 받게 되는 배경은 모두 다르다. 권력과 부모의 배경에 따라 대학생이 될 수 있는 가능성에서 차이가 난다. 이미 부모가 사망했거나 퇴직하여 사회보장을 받는 처지의 자식들은 일반적으로 10~13년 동안 만기복무를 채워야 대학입학 추천을 받을 수 있다. 한마디로 배경이 없으면 몸으로 때워야 대학추천을 받는다.

당과 국가요직에 부모나 형제들이 있어 그들의 돈과 권력이 있는 사람은 입대 후 4~5 년 만에 입당을 해서 대학입학 추천을 받기도 한다.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974부대, 호위총국, 명예위병대 등에서 복무한 경우는 본인이 원하면 100% 대학입학 추천을 받을 수 있으며 합격률도 매우 높다.

이밖에 보위부에서 위탁교육의 명목으로 대학 추천을 받아 온 사람들이나 사관장 출신들이 대학입학 시험에 응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턱걸이를 전혀 못하는 제대군인도 있어

각 대학에서 선발된 재학생들이 각 소조를 맡아 제대군인들의 시험접수를 담당한다. 3일간의 접수가 끝나면 입학시험이 시작된다. 입학시험은 체력검정-개인인물 검사-입학 필기시험(일반 입시생과 공통임)으로 구분된다. 제대군인들은 편의상 몇 개의 소조로 분류하여 시험을 치르게 된다.

시험 첫날은 신체검사와 체력검정이 진행된다. 1500m 달리기, 100m 달리기, 현수(윗몸 일으키기), 턱걸이, 수류탄 던지기 등에서 기록을 측정한다. 재미있는 것은 오랫동안 군대 생활을 했던 제대군인들 중에서 철봉이나 현수를 전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974제대군인들의 체력이 가장 뛰어나다.

체력검정과 신체검사를 끝내면 소조 별로 ‘개인 인물심사’를 거친다. 소조는 보통 학부 별로 짜는데 자기가 속한 학부에 가서 학부교원들 앞에서 기초실력을 평가 받는다. 혁명역사학부 입학시험을 치르는 수험생의 경우 혁명역사학부에 가서 학부 교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평가 받는다.

예를 들어 1931년 12월 명월구 회의에서 제시한 무장투쟁 방침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답해야 하는 식이다. 수학이나 물리 과목은 간단한 기초 공식을 확인하기도 한다. 외국어의 경우 ‘What’s your name?’이나 ‘How old are you?’ 등 의 간단한 질문이 나온다.

이 인물심사에서는 점수로 평가하지 않고 평가 내용을 서술하게 된다. 따라서 ‘박00는 기초지식이 대단히 미약하다’, ‘김00는 기초지식 수준이 대단히 높다“는 식으로 평가한다.

필기시험은 31점 만점에 21점 전후가 커트라인

개인 인물심사가 끝나고 나면 본격적인 입학 필기시험이 시작된다. 제대군인, 직통생 등 모든 수험생이 응시하는 대학 입학시험은 전국 모든 대학에서 같은 날 동시에 실시되며 출제 문제 역시 동일하다.

시험은 혁명역사, 국어문학, 수학, 물리, 화학, 외국어, 역사지리 등 총 7과목이다.

각 과목당 10개의 문제가 제시되며 제한 시간은 90분이다. 1~5점까지 단계가 있으며 5점이 만점이다. 각 과목 점수를 모두 합친 총점이 기준점에 도달하면 합격이고 도달하지 못하면 불합격이 된다.

기준점은 해마다 조금씩 달라지는데 대체로 총점 21점 전후로 합격선이 정해진다. 몇 년 전에는 기준점이 18점이었던 때도 있었다. 제대군인들의 수준에서는 18점도 매우 힘겹다.

대학시험 수험생들 중에서 10년 이상 만기복무자, 974부대 출신자, 호위총국 출신자, 항일혁명투사 자손, 비행기 조종사 등은 총점에서 3점의 가산점이 있다. 그런데 이런 특혜를 받는 사람들 중에서도 974부대 출신자와 호위총국 출신자들은 100% 합격하게 된다.

원래 이들은 무시험으로 대학에 입학했는데 2003년부터 형식적이나마 대학입학시험에 응시하게 됐다. 이들은 대학입학 시험 과정에서도 특별한 대우를 받는다. 시험기간 동안 각 대학당(黨)위원회 당비서가 직접 이들의 생활상 편의를 돌봐준다. 또한 인물심사나 체력검정 때도 특혜를 준다.

컨닝 종이는 기본, 뇌물까지 미리 준비

대학입학시험은 3일 동안 진행되는데 시험당일에는 아침 7시까지 해당 대학에 도착하여 자기 소조를 정확히 찾아 자기 순번에 있어야 한다. 이 때 시험 안내를 담당하는 재학생들은 3일 동안 똑같은 옷을 입어야 한다. 제대 군인들 중에는 자기 소조를 제대로 찾지 못해 시험에 늦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안내를 담당하는 재학생들이 계속 같은 옷을 입게 하는 것이다.

제대 군인들은 오랜 기간 펜을 놓았던 사람들이라 거의 대부분이 대학시험에서 깐닝(cunning) 쪽지에 의지한다. 대부분 실력이 엄청나게 모자라니 별의 별 깐닝 방법들이 다 동원된다.

어떤 사람은 시험지 밑에 5,000원짜리 지폐를 깔고 문제를 풀다가 자신의 깐닝 행위를 발견하는 교원에게 슬며시 돈을 쥐어주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백지 답안지가 너무 안타까워 자동보총 분해 그림을 그려 넣고 ‘대학에 붙여만 주면 열심히 공부해서 꼭 최우등생이 되겠습니다!’라는 문구를 써넣기도 했다.

3일간의 필기시험이 끝나고 나면 ‘최종인물심사’가 시작된다. 학장, 당비서등 대학의 주요 간부들이 수험생을 10명씩 불러서 인물, 체격 등을 가늠해 보고 한두 가지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대학입학 시험의 마지막은 ‘특기시험’이다. 특기시험이란 음악, 미술, 체육 등 특별한 재간이 있다고 생각되는 수험생들만 치르는 시험이다. 당연히 특별한 재간이 인정되면 대학시험에 유리하다. 이것으로 대학시험 일정이 끝난다.

이후에 모든 수험생들은 집에 돌아가서 합격통지서를 기다려야 한다. 물론 기준 점수를 넘어도 부모가 힘이 없어서 탈락하는 사람이 있고, 기준 점수에 미달이라도 부모의 배경과 돈으로 합격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