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근 “정치적 뒷거래 합의 의혹”

한나라당내 정보통인 정형근 최고위원은 8일 남북정상회담 개최 결정과 관련, “민감한 시기에 장소가 평양으로 결정된 것 등을 볼 때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가능성이 있어 다음 정권으로 미루는 게 옳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연합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6.15 공동선언이 돈 뒷거래로 이뤄졌다면 이번 선언은 정치적 뒷거래로 합의된 의혹이 짙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한나라당의 ’대북통’인 그는 올 들어 남북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주장하면서 회담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을 경계해왔다.

그는 또 “이번 정상회담은 시기적으로 적합지 않고 장소도 적합지 않다”면서 “핵을 폐기하기 위한 구체적 내용의 정상회담이면 몰라도 정치적 거래에 의한 어젠다가 선정된다면 정부.여당에 오히려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회담 성사 과정 및 배경과 관련, 그는 김만복 국정원장이 이달 초 두 차례 평양을 방문,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장을 만나 합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아직 어젠다가 합의된 것은 없으며, 미국을 포함한 4개국 정상회담, 평화체제 및 종전 선언 등은 연내에는 안 될 것이라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정 최고위원과의 일문일답.

–이달 말 정상회담 개최키로 공식 발표했다.

▲그런 말이 돌긴 했는데 놀랍고 뜻밖의 일이긴 하다. 정부 관계자들이 부산에서 열린 8.15 축전에 불참키로 한 것과 어제 노무현 대통령이 국무회의에 불참한 것도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있는 것으로 안다.

–어떤 입장인가.

▲우리는 원칙적으로는 남북정상회담에 반대하지 않는 입장이지만 이번 정상회담은 시기적으로 적합하지 않고 장소도 적합하지 않다. 6.15 공동선언이 돈 뒷거래로 이뤄졌다면 이번 선언은 정치적 뒷거래로 합의된 의혹이 짙다. 국민적 합의와 투명성에 의해 정상회담이 돼야 하는데, 정치적 뒷거래로 합의한 정상회담은 국민적 지지도 못 받고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정상회담 어젠다도 국민적 합의의 기초 위에서 정해져야 할 것이다. 핵을 폐기하기 위한 구체적 내용의 정상회담이면 몰라도 정치적 거래에 의한 어젠다가 선정된다면 정부.여당에 오히려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이다.

–대선을 앞둔 현 시기에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하게 됐는데.

▲우선 장소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하거나, 제3국 또는 판문점에서 하는 것은 몰라도 평양에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시기적으로 지금 하는 것은 북한의 여러 정치적 계산과 노무현 정권의 대선 활용 의도가 맞아떨어져 정상회담이 국민이 원하는 어젠다와 동떨어지게 변질될 수 있기 때문에 우려된다.

–금전적 뒷거래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인가.

▲더 지켜봐야 할 문제이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정상회담 사례와 북한의 대남관계 행태 등을 볼 때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 파악해나갈 작정이다.

–한나라당 경선에 미칠 영향은

▲한나라당이 신대북정책을 내놓고 남북관계가 전향적으로 될 것으로 예견한 가운데 정상회담에 대해 이명박, 박근혜, 두 후보가 특별한 안을 내놓은 게 없는 만큼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 다만 두 후보중 박 후보는 대북관계에 상대적으로 더 강경한 입장이고 이 후보는 상대적으로 유연한 입장이므로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정상회담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닌가.

▲회담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한반도 상황에서는 필요하지만 민감한 시점에서 장소가 평양으로 결정된 것 등을 볼 때 정치적 목적에 이용당할 가능성이 있어서 다음 정권으로 미루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평화체제 구축, 종전 선언 등이 어젠다에 오를까

▲남북정상회담에서 평화체제나 종전선언 등이 어젠다에 오를 지는 모르겠지만 제대로 논의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을 포함한 4개국 정상회담, 평화체제 및 종전 선언 등은 연내에는 안 될 것이라고 들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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