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일 “북한이 베트남처럼 가길 원한다”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은 23일 “2020년 우리는 남북경제공동체로 가야 한다는 게 나와 정부의 구상”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과 현대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한경 밀레니엄 포럼’ 강연에서 이같이 밝힌 뒤 “그 방법론은 평화경제론인 만큼 평화를 위한 경제, 경제를 위한 평화가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원하는 것은 북측이 베트남처럼 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유럽연합(EU)의 선례가 우리의 타산지석이 될 것”이라고 전제한 뒤 “1950년 프랑스 슈만 외무장관이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를 통해 평화를 만들자고 한 제안이 유럽 통합으로까지 이어졌다”며 평화경제론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달 배급제 정상화로 북한의 개혁조치가 후퇴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북측이 남쪽에 묻는 것은 왜 인플레가 생기고 어떻게 하면 잡을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소개한 뒤 “시장거래를 중지하고 차등가격제를 시행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는 고육지책으로 과거로 돌아갔다고 말하기는 이르다”고 답했다.

또 북한 관리 중에는 ‘이자가 왜 생기느냐’고 묻는 경우도 있다고 그는 전했다.

정 장관은 이날 참석자인 서울대 조동성 교수가 과거 서울대에서 김일성종합대와 연계해 북한에 경영교육을 하자는 제안을 통일부에 했었다면서 그에 대한 의향을 묻자 “지난 (16차) 장관급회담에서 경제지식 습득을 위해 대학 간 협력을 하자는 제안을 북측에 했다”면서 “고려대에서 그런 제안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6.17 면담 일화를 소개하면서 “김 위원장이 아일랜드에 정통한 것 같았다. 아일랜드가 감자 나던 곳에서 10년 사이에 정보기술로 천지개벽했다면서 북한도 인력 양성에 전력 중이라고 하는 것을 들었다”고 소개했다.

정 장관은 대북 200만kW 송전제안에 대한 북한의 입장과 관련, “선핵포기의 전제조건이라면 관심이 없지만 핵동력에너지, 즉 경수로 건설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잠정적 제공이라면 얘기해 보자는 태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외교에 대해서는 “동맹파인가, 자주파인가 하는 이분법은 시대착오적이며 이 정부는 동맹파이며 자주파라고 생각한다”며 “국익에 철저히 입각해 사안별로 국익을 추구하는 사고의 전환이 요구된다”고 강조한 뒤 “동구권 붕괴 후 나토에 미군이 잔류했듯이 통일 이후에도 주한미군이 주둔해 동북아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게 국민적 공감대이고 정부도 그런 토대 위에 있다”고 말했다.

당 복귀 문제와 관련, 정 장관은 “일을 더 해보고 싶은, 그리고 구상을 정책으로 반영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며 “그러나 당이 국민들로부터 사실상 고립된 처지에 빠진 만큼 당이 필요하다고 하면 언제라도 내 역할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