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핵실험 준비의 마지막 단계인 ‘갱도 메우기’ 작업을 끝내면서 최종 결행 시기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내부 정치적 일정을 고려하면 음력설 이후에서 김정일 생일(2월 16일) 전 나흘간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핵실험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달리 날씨나 기후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특히 김정은 정권이 핵실험을 통해 정치적 효과 극대화를 노릴 것을 가정하면 이 같은 관측에 더욱 힘이 실린다.
북한이 핵실험 징후를 노출하면서 지속적으로 내외적 군사적 긴장을 높여가자 일부 전문가들도 1, 2차 때와 달리 이번에는 대내적 요인에 보다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핵보유국이라는 선대(先代)의 전략을 김정은 시대에 완성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자신의 지도력 확보에 최대한 활용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김정은이 지난달 27일 국가안전 대외부문 일꾼 협의회와 지난 3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차례로 개최해 핵실험을 위한 내부 절차를 밟았다는 점에서도 대내적인 효과가 극대화될 시점을 선택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김정은의 입장에선 핵실험을 통해 김정일의 유훈을 관철하고 업적을 계승했다는 점을 부각하고, 이를 체제결속에 활용하려면 김정일 생일 직전이 적기(適期)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북한도 이번 음력설이 3일 연휴임을 감안하면 12일에서 15일이 유력하다. 특히 북한에서는 명절 전날인 15일에 김정일 생일 관련 경축행사들이 진행되는 만큼 이보다 하루 전인 14일이나 13일 오전에 3차 핵실험을 강행할 수 있다.
14일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당일 오후 5시에 조선중앙TV 뉴스와 다음날 주민들에게 배포되는 신문 등을 통해 핵실험 성공에 대한 대대적인 선전이 가능하다.
여기에 핵실험 성공 경축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키면서 15일에 열리는 김정일 생일 기념 중앙보고대회를 더욱 화려한 문구로 포장할 수 있다. 지난해 ‘광명성 3호 2호기’ 개발에 기여한 과학자·기술자들에게 영웅칭호를 준 것처럼 이번 핵실험 관련자들에게도 이 같은 칭호가 부여될 수 있다.
한 대북 전문가도 “김정은이 집권 1년의 3대 세습통치를 정당화하고 김정일의 유훈관철에 있어서 ‘충실한 계승자’가 자신이라는 것을 부각시키려는 데 주력하고 있는 만큼 핵실험 시점은 이를 기준으로 전망해야 한다”고 관측했다.
이어 “김정일의 생일을 앞두고 핵실험을 강행해 대대적으로 김정은의 업적으로 선전하고 주민들의 충성심 유도와 체제 안착을 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위 탈북자도 “북한이 작년 김일성 100돌 기념행사에 주력해 김정일 70돌 행사가 소홀히 진행된 부분이 있는 만큼, 올핸 김정일 탄생 71돌이지만 이번 3차 핵실험은 김정은의 아버지에 대한 칠갑(칠순)선물이 될 수 있다”면서 “15일은 각종 행사가 있어 13일, 14일 오전 중에 핵실험을 지시할 수 있다”고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