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색 엷어진 북 ‘아리랑’…인공기·총검술 삭제

북한이 김일성 주석 탄생 95돌(4.15)을 기념해 막을 올린 대집단체조 ’아리랑’에서 지난 2005년 공연 당시 남측 관람객 사이에서 논란이 됐던 군인들의 총검술과 인공기 카드섹션 장면이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핵과 관련된 연출 장면도 포함되지 않으면서 정치색이 크게 엷어진 것으로 전해져 그 배경이 주목된다.

북한을 방문해 지난 14일 개막공연을 관람했던 남측의 한 경협 관련 인사는 22일 연합뉴스에 “올해 아리랑 공연에서는 핵과 관련된 장면이나 묘사가 전혀 등장하지 않았고 재작년 논란이 됐던 인공기와 총검술 장면도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군인들의 총검술이 사라진 대신 태권도 시범이 들어갔으며, 다만 치마를 입은 여군들이 군무를 추는 장면은 2005년 때와 마찬가지로 올해 공연에서도 계속 등장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남측 관람객들도 지켜본 재작년 공연에서는 2장 선군아리랑 중 4경 ’인민의 군대’에서 북한군 5천여 명이 함성을 외치며 총검술 시범과 낙하산 착지 장면을 넣고 카드섹션으로 ’우리를 당할 자 세상에 없다’라는 구호를 연출, 지나치게 호전적이라는 논란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인공기 카드섹션 장면 등도 역시 남측 관람객들에게 당혹감을 안겨줬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만 김 주석의 애창곡으로 알려진 ’타향살이’를 넣은 것과 ’아 수령님 그리움으로 사무치는 이 강산’ 등 찬양 구호를 등장시킨 것은 이번 공연이 김 주석의 탄생 95돌을 기념하는 행사로서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05년과 올해 공연을 모두 관람한 또 다른 남측 인사는 “이번 공연은 공중곡예 시간이 늘어나고 종목도 다양해진 것이 특징의 하나”라며 “전체 장면 가운데 80%는 2005년에도 나온 것이지만 전반적으로 순서가 크게 바뀌면서 새로워진 느낌을 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 해외동포와 외국인들도 관람한 아리랑 공연에서 핵 또는 핵과 관련된 장면을 등장시키지 않은 것은 북한이 일반의 예측과는 달리 일정 조건이 충족된다면 핵을 포기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북한은 올해 4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아리랑 공연을 개최한다고 밝히고 이번 4월 공연에 해외동포와 외국인 관람을 허용했지만 남측에 대해서는 지난 2005년처럼 대규모 관람단 모집을 요청하지 않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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