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신년화두, ‘DJ방북과 정상회담’

▲2000년 김대중 전대통령과 김정일

대통령과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각료들과 각 정당 대표들이 신년사와 언론사 대담 등을 통해 2006년 남북관계 구상을 밝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정부 여당 관계자들과의 면담에서 방북 입장을 분명히 해 향후 남북관계 향배에 핵심 변수로 등장했다.

김 전 대통령은 새해 인사차 찾아온 이병완(李炳浣)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날씨가 좋아지면 평양에 가겠다”면서 “평양에 갈 수 있도록 정부에서 편의를 봐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실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인사를 전하면서 “남북관계에서 씨를 뿌려놓았는데 비료를 한번 더 뿌려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이 정상회담을 위한 모멘텀 역할을 충분히 해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또한, 핵문제가 답보상태인데다 위폐문제로 한반도 정세가 난기류를 맞았다고 보고 DJ의 방북을 통해 국면전환을 도모하고 있다.

이해찬 총리도 연합뉴스와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측 입장만 정해지면 언제, 어디서든지 가능하다”면서 “북측이 답방할 차례지만 장소가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고 회담 내용이 중요하다”며 김정일의 오케이 사인만 떨어지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이달 중순 있을 대통령 연두 기자회견에서 정상회담 관련 좀더 구체적인 입장 표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대외 현안에서 전향적인 자세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오히려 정략적 이용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질 수 있는 데다, 북한 당국이 현금 지원이나 기타 부대 조건을 달 경우에는 성사 가능성 조차 불투명해진다.

노 대통령의 레임덕 예방이나 정권 재창출과 같은 국내 정치용으로 정상회담을 추진할 경우 그 후유증은 남북관계와 핵문제를 포함한 현안문제, 한미동맹과 남남갈등 등에 큰 후유증을 남기게 된다는 지적이다.

열린당 “남북공조 강화”, 한나라당 “정치적 이용말아야”

여야 정치권의 신년 대북 메시지는 기존 당내 대북정책의 연장선 상에 있다. 열린우리당은 남북공조 강화, 한나라당은 남북관계 정략적 이용반대가 주요 흐름이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은 신년사에서 “주변국과 긴밀한 협력 가운데 한반도의 운명을 우리가 주도적으로 개척해나가자. 우리의 손으로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질서를 확립해 나가야 한다. 한반도의 주인은 우리 자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남북공조를 강화하고 대북 지원을 더욱 가속화 하겠다는 것.

한나라당 서병수 정책위 의장은 “남북관계라는 동아줄이 끊길까봐 전전긍긍하는 정부의 입장을 좋게 봐줄 수가 없다”면서 “북한 주민을 위한 지원은 전폭적으로 협력하겠지만, 정치적 목적으로 남북관계를 이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표는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현안을 특별이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사학법 철회투쟁을 국가정체성 문제와 연관시켜 놓은데다 북한이 1일 신년 공동사설에서 남한내 반(反)보수대연합을 주장하면서 한나라당이 경계의식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신년사에서 북한의 실상을 언급하면서 “통일시대를 열기 위해 국민경제를 선진화하고 밖으로 국제연대를 강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당장은 북한 주민이 처참한 생활고에서 벗어나고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누리도록 하는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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