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北인권결의안 찬성방침’ 논란

정치권은 16일 정부가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과 관련, ’찬성’ 입장을 밝히기로 결정한 것을 놓고 찬반이 엇갈렸다.

그동안 정부는 북한 인권결의안과 관련해 유엔 인권위에서 세 차례 표결에 불참했고, 총회에서도 한 차례 불참하고 세 차례 기권했으나, 17일 새벽(한국시간) 제61차 유엔총회 제3위원회가 실시할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에서는 찬성키로 방침을 정한 것.

종전 입장에서 선회한 정부의 방침을 놓고 한나라당은 “늦었지만 다행”이라며 적극 환영했고, 민주당과 민주노동당도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그러나 우리당은 중도보수 성향 의원들이 적극 찬성하고 나선 반면, 진보성향 의원들은 “정부가 전략적 일관성을 잃었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 기류가 엇갈렸다.

◇열린우리당 = 우리당은 북한 인권결의안에 대한 정부의 입장 변화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정식 참여하지 않는 대신 선택한 카드이자 반기문(潘基文) 유엔 사무총장 내정자의 입지 등을 감안한 결정으로 해석하며 “이해한다”는 반응이 우세했으나, 진보성향 의원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우선 중도보수 성향의 비대위원인 정장선(鄭長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오래간만에 주목할 만한 결단을 내렸다”며 “표결 찬성 방침을 적극 지지하고 찬성한다”고 말했다.

우리당내 중도보수성향 의원들의 모임인 ‘희망21’도 이날 오후 성명을 통해 정부의 표결 찬성 방침을 환영했다.

그러나 국회 통외통위 여당측 간사인 임종석(任鍾晳) 의원은 “북한인권 문제는 한반도의 긴장해소와 평화정착이라는 목표와 병행해 다뤄야 한다는 것이 유엔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지적이자 우리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었다”면서 “PSI에 정식참여하지 않는 대신 인권결의안에 찬성한다는 식의 발상은 지나치게 전술적인 판단에 매몰돼 전략적 일관성을 잃은 것이며, 정부의 심각한 성찰을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우원식(禹元植) 이인영(李仁榮) 유기홍(柳基洪) 유승희(兪承希) 의원 등도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당국의 인권개선 노력의 필요성을 지적하면서도 “북한의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가 합의된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기존의 (기권·불참) 입장을 유지하는 것이 조금 더 현명한 선택이라고 주문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는 여당의원 18명이 서명했다.

당내의 복잡한 내부 기류를 반영하듯 우상호(禹相虎)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정부의 결정을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결의안이 북한체제의 붕괴를 목표로 한 결의안으로 해석되거나 잘못된 메시지로 전달될 경우, 6자회담을 통해 북핵문제를 해결하려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중대한 장애가 발생할 수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며 ‘이해’와 ‘우려’를 동시에 언급했다.

앞서 지난 11일 PSI 참여와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 방침 등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던 비공개 당정회의에서도 우리당 김근태(金槿泰) 의장과 이목희(李穆熙) 전략기획위원장, 임종석 의원 등은 인권결의안 찬성으로 선회하려는 정부 방침에 강하게 반대, 다른 여당측 참석자들과 논쟁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 = 정부의 북한인권결의안 찬성 선회 방침에 대해 “늦었지만 다행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이번 결정을 계기로 미국의 PSI 참여 요구에도 동참할 것을 주문했다.

유기준(兪奇濬)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그 동안 북한인권 결의안에 대해 기권과 불참 등으로 소극적 태도를 보이다가 마지못해 입장을 바꿨는 지 모르겠지만, 국제사회의 인권 개선 노력에 동참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는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정부는 국제사회와 함께 하는 전향적인 노력이 필요하고, PSI 참여 등에 있어서도 국제사회에 발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회 통외통위 소속의 ‘외교통’인 박 진(朴 振) 의원도 “그 간 정부가 결의안 채택에 불참한 것은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잘못된 외교 행태였으나 늦게나마 결의안에 찬성키로 결정한 것은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번 결정의 배경에 대해 “북한 핵실험과 유엔의 강경한 입장 등으로 인해 정부가 더 이상 회피할 수 없는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자유이주민 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IPCNKR) 상임공동대표인 황우여(黃祐呂) 사무총장은 “마땅히 찬성해야 했던 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당국에 대해 “왜 내정간섭을 하느냐고 반발하겠지만 북한도 유엔의 회원국으로서 유엔의 기준에 맞는 인권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듯 결의안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한편 민주당 이상열(李相烈)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정부의 찬성표결 입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북한 인권이 실질적으로 향상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의원단대표는 “그동안의 입장과 달리 정부가 대북인권결의안에 찬성하기로 한 고충을 이해하지만, 이 문제로 인해 남북관계가 악화되지 않도록 정부는 다각적인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박용진(朴用鎭) 대변인이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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