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국 확대회의 前 인민위원회에 ‘비상방역 장기화’ 지침 하달

북한 “국경지역 장벽 설치, 현지 간부들이 나서라” 지시...‘인민생활 자체 해결’도 강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29일 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중대사건’이 발생했다며 간부들을 질책했다. 노동신문은 30일 당 정치국 확대회의가 김 위원장 주재로 전날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렸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책임간부들의 ‘직무 태만’을 지적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중대사건’이 발생했다고 언급한 가운데, 최근 당국이 지역 행정 간부들에게 비상방역 장기화 관련 지침을 하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1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24일 중앙당에서 도·시·군 인민위원회 간부 학습반에 이 같은 내용과 더불어 최근 진행된 당 제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원회의의 결정 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지침이 내려졌다.

구체적으로 당국은 ▲중요 대상 건설에 설비와 원료, 자재를 원활히 보장하고 ▲비상 방역사업에서 집단주의 정신을 발휘하면서 ▲인민 생활 안정화 정책에서도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중요 대상 건설’은 코로나 방역 강화 및 밀수 방지를 위해 국경 지역에 설치하고 있는 콘크리트 장벽과 고압선 설치를 의미한다고 한다. 현재 자재 부족 등의 문제로 진척이 더딘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각 지역 핵심간부에게 이를 해결하라고 지시한 셈이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北, 장벽·고압선 설치 속도 끌어올리려 ‘내각 돌격대’까지 국경 파견)

즉, “늦어도 12월까지 장벽 설치를 마칠 수 있도록 국가계획위원회와 내각이 필요한 건설 비용을 지원해라” “도·시·군 인민위원회에서도 해당 지역 장벽 건설에 필요한 자재를 자력으로 보장해라”고 명시했다는 것이다.

이는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언급한 ‘국가비상방역전의 장기화’, ‘국가비상방역체계의 지속적 강화’와 관련 있어 보인다. 장벽을 시급히 건설해서 밀수나 도강(渡江)은 물론 코로나 유입 자체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도다.

또한 북한 당국은 간부들에게 집단주의 정신 발현을 강조하며 ‘지역 인민들의 불편 사항을 내 일처럼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는 취재 결과 코로나 의심 증상으로 격리됐던 주민들이 격리 해제 후 아사(餓死)한 사건과 관련 있어 보인다.

지침에서 각 기관이 격리 해제 주민들에게 부식 및 약품, 땔감 등을 보장하라는 지시도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당대회에 ‘관심 밖’ 된 자가격리 세대, 고열·굶주림 시달리다 사망)

이외에도 당국은 간부들에게 ‘자신이 담당하는 업무만 기계적으로 처리할 것이 아니라 다른 기관과 협력하여 중복 업무 및 시간 낭비를 줄여야 한다’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각 지역에서 통행 인원을 대상으로 검사를 하는 방역초소와 화물을 검색하는 검역초소가 분리 설치됐는데, 업무 분담에 있어 각 초소가 마찰을 빚는 일이 잦았다는 설명이다.

한편 북한 당국은 정치국 위원 중 한 사람을 책임자로 세우고 일종의 ‘암행어사’ 조직을 만들어 각 지역 책임간부의 비리와 관료주의적 문제들을 조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