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책토론회 이후 한나라당 유력 대선후보인 이명박-박근혜 두 주자간 지지율 격차가 급속도로 좁혀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범여권과 박 전 대표 측의 공세, ‘위장전입’ 사실 인정에 따른 이 전 시장의 지지율 하락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21일 YTN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와 공동으로 조사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약 오늘이 선거일이라면 어느 후보에게 투표하겠는가’라는 질문에 이 전 시장 30.5%, 박 전 대표 26.1%로 나타났다. 두 사람의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4.4%포인트다.
2주 전인 지난 7일 조사 때보다 이 전 시장은 5.4%포인트 하락, 박 전 대표는 0.1%포인트가 상승했다.
또 ‘누가 대통령감으로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이 전 시장 33.4%, 박 전 대표 27.1%로 나타났다. 이 역시 2주전 조사(12.4%포인트)에 비해 대폭 좁혀진 6.3%포인트 차이다.
이처럼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지지도 1위를 달리는 이 전 시장에 대해 박 전 대표 측과 범여권의 공세가 집중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이 전 시장이 한나라당의 정책토론회에서 타후보들의 집중공략에 효과적인 방어를 하지 못했던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 대한 공세가 연일 이어지고 있지만, 이 전 시장측이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보이지 못하며 지지율 1위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경제 전문가’라는 이미지가 상당부분 희석된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도 보인다.
朴, 李 지지율 하락에 따른 반사이익
이같은 결과는 여론조사에서 그대로 반영됐다. 이 전 시장의 대표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서도 반대(49.9%) 의견이 찬성(38.9%)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위장전입 논란에 대해서도 ‘이유가 어찌됐건 대통령 후보로서 문제가 있다’는 응답이 57.2%에 달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서도 두 주자간 격차는 11.7%로 좁혀졌다. ‘차기 대통령으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이 전 시장 37.8%, 박 전 대표 26.1%로 나타났다.
지난 5월 조사에선 두 사람의 격차가 26.5%포인트였지만, 한 달 만에 두 사람의 격차가 10%포인트대로 좁혀진 것이다.
특히 한나라당 지지층 만으로 국한하면 두 사람의 격차는 7.1%포인트 차이로 더욱 줄어들었다. 지지층 내 격차가 더욱 줄어들면서 경선 결과는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돌입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격차가 줄어드는 것에 대해 박 전 대표 측은 한껏 고무되어 있다. 다만, 격차는 줄어들었지만 박 전 대표에 대한 지지세는 거의 변화가 없는 것이 문제다.
김재원 공동대변인은 “이 전 시장의 대운하 공약이 맹탕공약이라는 것이 드러나니깐 국민이 많이 실망했고, 박 전 대표는 안정감 있는 지도자라는 가치를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지지율 변화의 원인을 분석했다.
박 전 대표 측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20%대 중∙후반대인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을 30∼35%대로 끌어올리는 것을 당면 목표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한반도 대운하’ 보고서 관련한 이 전 시장과 정부 간의 다툼에서 한 발짝 비켜서 그 동안 주춤했던 정책 행보에 더 힘을 싣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시장 측은 애써 태연한 모습이다. 정두언 의원은 “최근 지지율이 일부 빠지는 것은 ‘청와대 효과’ 와 주소 이전 문제가 반영된 것”이라면서 “금주 말까지 이 선에서 버텨낸다면 분위기 반전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이 전 시장 측은 최근 청와대가 발표한 ‘대운하 보고서’ 작성자와 유출경위 논란으로 반전의 기미가 엿보이고, 박 전 대표에 대한 영남대와 정수장학회 비리 연루 의혹이 점점 강도를 더해가고 있어 지지율은 다시금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하고 있다.
당 내 대선주자 경선을 한 달 보름 남겨둔 상황에서 지지율 격차가 계속 좁혀지다면 양 주자간 대립은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접전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한발만 삐끗하더라도 뒤집힐 수 있는 상황에서 두 주자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