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찰총국’ 김정일 직보 통해 對南테러 감행

지난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을 잇따라 주도한 북한의 정찰총국이 이번 농협 사이버 테러의 공격 실체로 밝혀지면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김영대)는 북한 군부에서 대남테러와 해외공작을 전담하는 ‘정찰총국’이 원격조종으로 농협 전산망을 파괴한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고 3일 밝혔다.


지난 2009년 2월 노동당 작전부(침투공작원 호송·안내 담당)와 35호실(대외정보 수집),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국 등 3개 부서의 통폐합으로 정찰총국이 만들어 진 후 북한의 대남 도발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이 대북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찰총국의 탄생은 김정일 건강악화와 맞물려 원칙적인 대북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남한 정부에 대한 공작·도발에 무게를 두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익명을 요구한 대북 전문가는 “이명박 보수정권이 들어선 이후 대화를 통한 경제적 지원은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한 김정일로서는 대남도발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정찰총국이 만들어진 것도 이러한 배경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정찰총국은 대남 공세를 통해 남한 정부가 대북유화책을 선택할 것인지, 군사적 긴장고조로 대북정책 실패를 맛볼 것인지 선택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정은 후계체제 안정화를 위한 대남 도발을 정찰총국이 전담하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 그 위상 또한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대북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실제로 남북대화가 거의 중단된 상태에서 공식적인 대남 창구인 통일전선부보다는 정찰총국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김영철 정찰총국장 주도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공격과 같은 다른 새로운 차원의 도발을 모색되어 온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은 지난해 천안함 폭침 직후 정찰총국과 대남 부서가 모여 있는 노동당 3호 청사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한 바 있다. 정찰총국은 편제상 인민무력부 총참모부 산하지만 특성상 김정일에게 직보하는 체제로 운영된다.


특히 올해 초부터는 후계자 김정은이 직접 정찰총국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관련 지시를 하는 등 사실상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김영철 정찰총국장은 김정일 뿐 아니라 김정은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김영철은 지난해 당대표자회를 통해 당중앙군사위 위원으로 선출돼 이영호 총참모장과 최룡해 비서와 함께 북한의 핵심 간부급으로 떠올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남한의 대북 심리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북한으로서는 재래식 무기보다는 적은 비용으로 맞설 수 있는 사이버 테러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면서 “김정은의 성격상 김정일보다 더 공세적인 대남 도발을 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도 “군부 중심으로 후계구축 작업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찰총국의 위상도 그만큼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특히 남북 군사 긴장이 고조되면서 정찰총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총국장인 김영철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사이버 테러는 정찰총국 산하의 121소(북한군 사이버부대)가 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121소는 세계 수준의 해킹 능력을 갖고 있는 1000명의 ‘사이버 전사’가 소속되어 있는 것으로 우리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평양 지휘자동화대학과 김책공대, 평양 컴퓨터기술대학의 졸업생 중에서 사이버 전사들을 선발해 해킹과 사이버 테러에 관한 교육훈련을 시킨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설명이다. 7·7 디도스, 3·4 디도스 공격을 감행했던 집단도 이들인 것으로 우리 정부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또한 군 당국에 의하면 정찰총국은 중국 곳곳에 대남 사이버전 수행 거점인 ‘해킹 기지’를 마련해 놓고 있다. 헤이룽장성, 산둥성, 푸젠성, 베이징 인접 지역 등에 해킹 기지를 만들어 놓고 있으며, 특히 랴오닝성 단둥시가 대남 첩보와 정보 수집의 중심으로 알려졌다.


정찰총국은 121소 외에 간첩 양성교육기관을 운영하는 1국과 암살·폭파·납치 등 공작 업무를 담당하는 2국, 공작 장비를 개발하는 3국, 대남·해외정보를 수집하는 5국 등 모두 6개국으로 구성돼 있다. 2009년 말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에 대한 2인조 간첩의 암살 시도도 김영철 정찰총국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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