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장군님’ 만난 영광에 몸둘 바 몰라?

▲ 소떼와 함께 방북한 고 정주영 회장

“정주영은 경애하는 장군님에 대한 존경과 흠모심, 장군님을 단 한번만이라도 만나 봤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의 충동을 걷잡을 수 없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방북을 북한 체제 선전용으로 활용한 책자가 입수, 공개됐다.

자유북한방송(www.freenk.net)은 최근 북한에서 발행됐다는 ‘6.15 자주통일시대’(2005년 평양출판사)을 인용, 고 정주영 회장 방북에 대한 북한 당국의 선전을 16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책자는 김정일이 “하해 같은 넓은 도량으로 정주영의 과거사보다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이나마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 재력으로 이바지하려는 그의 결심을 더 소중히 여기시고 일행이 판문점을 통해 평양을 방문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시었다”며 방북 성사의 배경부터 김정일의 위대함으로 돌리고 있다.

조국통일 위해서라면 자본가도 OK?

1998년 소 500마리를 몰고 판문점을 넘어 평양을 방문한 정 회장은 예고에 없던 김정일의 방문으로, 35분간 깜짝 면담을 가졌다.

책자는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에서 절대로 환영받을 수 없는 자본가 계급인 정회장이 김정일을 만날 수 있었던 이유를 조국통일의 위업 달성이라는 이름으로 치장하고 있다.

“정주영은 광복 후 수많은 각계 인사들이 위대한 수령님의 품을 찾아 북행길에 올랐던 것처럼 힘 있는 사람은 힘으로, 지식 있는 사람은 지식으로, 돈 있는 사람은 돈으로 조국통일 위업에 특색 있는 기여를 하려는 애국의 한마음을 품고 북행 길에 올랐던 것이다”

고 정회장과 김정일의 면담을 서술하는 장면에서는 ‘장군님을 단 한번이라도 만나봤으면 좋겠다’, ‘정주영은 장군님이 직접 찾아주시는 꿈 같은 영광 앞에서 몸둘 바를 몰라했다’ 등 김정일에 대한 우상화가 극대화되어 표현되고 있다.

“정주영은 경애하는 장군님에 대한 존경과 흠모심, 장군님을 단 한번만이라도 만나 뵈왔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속의 충동을 걷잡을 수 없었다. 그리하여 그는 장군님을 만나 뵙지 못하면 떠나지 않겠다고 하였다”

“혁명과 건설을 진두지휘하는 김정일이 그 바쁜 나날 속에서도 주체 87년(1998)년 10월 30일 평양을 다시 방문한 정주영과 그 가족일행을 친히 접견해주시는 크나큰 은정을 베풀어 주시였다”

장군님 우상화에 활용

“원래 정주영은 평양에 머물면서 장군님께서 머나먼 현지지도의 길을 이어가고 계신다는 것을 알고 다문 몇 분간만이라도 장군님을 만나 뵈왔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그이께서 계시는 곳이면 그 어디이건 찾아가겠다고 했었다. 그런데 장군님께서 현지지도의 길에서 돌아오시는 길로 밤중에 직접 정주영 일행의 숙소를 찾아 주시었으니 그들의 감동이 얼마나 컸겠는가. 장군님께서는 꿈같은 영광 앞에서 몸둘 바를 몰라 하는 정주영의 손을 뜨겁게 잡아주셨다”

책자는 한국에 돌아온 고 정회장이 김정일을 ‘장군’이라고 칭송,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서술하며, 날조를 이어가고 있다.

“정주영은 가족일행을 접견해주시고 귀중한 가르치심을 주신데 대하여 절대로 잊을 수 없다고 하면서 자기의 평생 소원을 성취하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군님께말씀 드린 대로 조국과 민족을 위해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주영은 남조선에 돌아가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애하는 장군님을 ‘장군’ 이라고 높이 칭송하면서 ‘민족 공동의 리익을 그 무엇보다 우위에 놓으시며, 년로자에 대한 례의를 지키시는 매우 지성적이고 매혹적인 지도자’로 열렬히 흠모하였다”

책자는 이외에도 방북한 언론인들 또한 장군님에 대한 존경과 흠모의 정을 아낌없이 표현했다고 서술하며, 수령 우상화와 체제 선전에 이용하고 있다.

자유북한방송은 이 책자가 북한이 6.15 공동선언을 평가하는 의미에서 발간한 것으로 보이며, 공동선언 이후 변화된 대남정책과 남한 정세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고 밝혔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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