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56주년..미군유해 8천여 구 발굴 총력

한국과 미국은 6.25전쟁 정전협정 조인 56주년(7.27)을 맞아 남한의 주요 격전지에 묻힌 미군 유해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7일 국방부에 따르면 6.25전쟁 당시 미군은 연인원 178만9천여명이 참전, 4만677명이 전사하거나 실종됐다. 전사 또는 실종자 가운데 아직 8천100여명의 유해나 종적이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실종자 역시 대부분 숨졌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8천100여명의 유해 가운데 남한의 주요 격전지에만 2천여구가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나머지는 함경남도 장진호와 평안북도 운산 등 북한지역과 비무장지대(DMZ)에 있을 것으로 한.미 군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미국은 1996년부터 북한에 장비와 인원을 보내 공동으로 미군 유해 발굴작업을 진행, 약 220여구의 시신을 발굴했지만 2005년 북핵문제로 북.미관계가 악화하자 미측 작업인력의 안전 등을 이유로 작업을 중단한 상태다.

유해발굴 실무작업을 맡은 미국 국방부 산하 합동전쟁포로.실종자확인사령부(JPAC)는 북.미관계 개선의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지역 발굴이 여의치않자 일단 남한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남한지역에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2천여구의 유해 발굴에 주력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미측은 법치의학자와 인류학자 2명을 9월부터 각 1개월씩 한국에 상주토록 하면서 우리 군 관계자들과 미군 유해 매장지 분석과 함께 유해발굴 작업 기술이전과 자문을 제공토록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법치의학자와 인류학자 등 미 JPAC 소속 발굴전문가 2명이 9월부터 1개월씩 우리나라에 상주하면서 유해발굴 작업 기술이전과 교육 등을 맡게 될 것”이라며 “내년 1월에도 같은 교육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작년 8월 JPAC과 교류.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미측도 남한지역의 유해발굴에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미측이 작년 5월 6.25전쟁 당시 조종사와 레이더 관제사를 태운 F-7F 전투기 1대가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한강 밤섬 일대에서 수중탐사 작업을 진행한 것도 이런 분위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단장 박신한 대령)이 2000년 이후 시작한 유해발굴 사업을 통해 발굴한 미군 유해는 모두 7구다. 국군 전사자 유해발굴 과정에서 미군 유해를 찾아낸 것이다.

이 가운데 2002년 9월 경남 창녕에서 발굴된 릴리 에드먼드 육군 소위만이 신원이 확인됐다. 에드먼드 소위는 낙동강 전투에서 전사했으며 발굴 당시 인식표(군번줄)가 발견됐다.

미 JPAC은 에드먼드 소위의 유해를 하와이로 가져가 유가족 DNA(유전자) 감식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고 가족들에게 유해를 돌려줬다.

또 지난 4월과 6월에 발굴된 미군 추정 유해도 신원이 곧 확인될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유해발굴단은 지난 4월 경북 영덕군에서 지역 주민들의 제보를 받아 유해를 발굴, 유엔사와 2개월여의 감식작업을 진행한 끝에 서양인으로 확인하고 6월 JPAC에 인도했다. 이 유해는 미군 대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6월 강원도 철원군 마현리에서 발굴된 미군 추정 유해도 감식 결과, 1951년 7월 같은 지역에서 실종된 미 24사단 소속 병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 유해발굴단은 미군 추정 유해가 발굴되면 JPAC과 맺은 MOU에 따라 합동으로 감식작업을 진행해 기초적인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미측은 JPAC사령부에서 최종 신원확인 작업을 거쳐 실명을 공개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미국이 정전협정 조인일에 조기(弔旗)를 달도록 한 것은 4만여명의 6.25전쟁 실종자들을 가족의 품으로 꼭 돌려보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한.미가 전사자들의 유해를 공동으로 발굴하면서 ‘혈맹관계’를 다시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