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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측의 ‘후보 검증’ 논란이 당 지도부의 자제요청에도 불구하고 확대되는 분위기다.
일단 이 전 시장의 검증 논란을 촉발한 박 전 대표측 정인봉(사진) 법률특보는 당 검증위원회의 결과를 지켜본 뒤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정 특보는 당과 박 전 대표의 만류로 13일로 예정된 기자회견은 취소했지만, 공개를 공언한 이 전 시장 관련 자료에 대해서는 추후 밝힌다는 입장을 보여 이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 특보는 12일 “제가 하려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한) 검증은 그저 눈가림 식으로 자신의 흠을 감추는 것을 드러내서 실상을 밝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특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 지도부와 박 전 대표의 만류가 있어 기자회견을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는데 이 전 시장이 블로그를 통해 건전한 충고를 음해, 모략, 흑색선전이라고 몰아세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 동안 자신의 ‘검증 논란’에 대해 공개적인 언급을 자제했던 이 전 시장은 자신의 홈페이지 블로그를 통해 “음해와 모략, 흑색선전이 당 밖으로부터 가 아니라 당 안으로부터 조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특보는 이어 “제 노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만 잠시 쉬라는 음표에 따라 쉬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그는 “당의 검증을 지켜보겠지만 검증이 미흡하거나 지연된다면 공개를 안 할 수 없다”며 “3월 10일 검증위원회가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는데 3월말까지 (검증이) 안 되면 문제가 있을 것으로 국민들이 판단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용이 공개되면 이 전 시장은) 반성할 것이다. 반박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로 일관했다. 그러면서 관련 내용을 아는 사람은 자신이 유일할 뿐 아니라 자신의 행동이 누구와도 논의하지 않은 독자적 판단에 따른 것임을 강조했다.
한편, 한나라당 당 지도부는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측의 ‘후보 검증’ 논란이 확대될 경우 내부 갈등과 분열로 인한 부작용을 경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후보(대선주자)는 가만히 있는데 후보측 인사들이 나서서 걸러지지 않은 내용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자제를 촉구했다.
이재오 최고위원도 “당 내부에서 서로 싸워 분열과 갈등 혼란을 설 밥상 위에 올려 놓으면 정권교체라는 국민의 염원을 배신하는 일이 될 것”이라며 “당내의 검증이 분열로 비춰지지 않도록 적절히 통제하고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